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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Apr 22. 2020

18. 타운 일기, #라일락 향기를 기르면!

나미래의 詩詩한 타운하우스 이야기, 어린이 도서관에 숲 속 풍경은 덤!




향기를 기르면, 나미래


라일락 향기 오른다

숲 속 참나무 바람 사이로


어느 하늘에서 날아와

위초리에 향기를 심었나


바람의 숲 속 덮은

푸른 윤슬이 향을 타네


함초롬한 가지 곡선마다

새끼손가락 늘려 놓고


허락 없이 내려앉은 봄 햇살

향기에 취하다 집으로 향하니


밀려드는 바람 너울에

향기를 날려 보내


말을 할 수 없지만

들을 수도 없지만


젊음의 향기가 가면

올곧게 뭉친 추억이 아프지


향기를 기르면

부서지는 꽃들은 더욱 사랑해


굳게 내린 뿌리가 기뻐할 거야

하늘 바다가 행복한 마음이 된다고



*4월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어디에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비가 와도, 쨍한 햇살 아래에서도,

바람이 일어도, 멈춰도,

그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도서관에서 생각하는 6주기의 아이들이

그곳에서도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타운하우스 이야기





우리 동네에는 단지 내에 숲 속  어린이 도서관이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무래도 집 밖으로 굳이 나와

책을 읽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첫째, 타운하우스 3층 건물인 집안에서도

많은 책을 즐비해 있고, 

풍경 좋은 자리 하나 차지하여

책을 읽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며!


둘째, 차량이 진입하지 않는

단지 내 도로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환경을 우선으로 여기는 거겠죠.


셋째,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공부의 연장이라 생각하는 친구들이

다수 존재할 수도 있겠지요.


이런 이유들 중, 첫 번째가

우리 집 아이가 동네 도서관에 가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아들과 제가

4년 이상을 살고 있으면서도

단지 내의 도서관에

 출입을 하지 않았다면 말을 다했지요.

어른들이 이용하는 커뮤니센터가 있지만

그곳도 가지 않고 집을 좋아하는 두 모자이긴 했습니다.  





어린이 도서관이라고는 하지만,

부모님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더욱 기대합니다.

 

비밀번호 키를 누르는 키높이 제한으로

어린 친구들은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도서관의 여러 규율상

조용히 해야 하는 점과

정리를 하고 와야 하는 점에서

아이들의 부모가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공동시설 사용을 가르치며 함께 하는 모습을 원합니다.


제가 출입을 전혀 하지 않다가

도서관의 이른 봄 풍경을 맘껏 즐기게 된 계기가 있어요.


2020년 단지의 단장을 맡게 되면서

정리가 소홀해진 곳,

아이들이 이용하지 않는 도서관이

되어 버리면 안 될 것 같은 아쉬운 마음에

꾸며보고 싶어서였습니다.


한국어와 독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는

저로서는 코로나19 정국이 지나가면

일주일에 한두어 번 정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생각에도 있습니다.





얼마 전엔,

문에 붙어 있는 단지 아이들의

오래된 작품들을 코팅해서

다시 붙여두었습니다.


단지에 살고 계신 주민의 지인분이 오셔서

독서 프로그램을 열어주시고

 작품을 만들었었나 봅니다.

맨 종이 위에 코팅지를 바르니

감이 반짝 하고 종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입체감을 더 느꼈습니다.





단장의 남편은

부인보다 더

몇 년 동안 조용히 살았지요.


단지의 회의에 참여하는 날은 거의 없고,

단지의 밴드에는 가입조차 하지 않았으며,

주민들의 일상에 관심이 없는 남자입니다.

물론 단장이 된 지금도

저도 딱히 이웃의 사생활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래 살고 있다는 이유로 '단장'이 되었기에.


이 단지에서 제 별명이 '집순이 언니'라고 하대요.

감히 상상이 안 되는(?) 별명이지만

저는 우리 집에 있는 것이 좋습니다.

남의 집에 방문해본 적도 많이 없고

단지 주민들과의 만남도 많지 않고요.

그런데 인사는 정말 잘한답니다.


그렇다 보니

여전히 조금씩

끊이지 않는 시끄러운 문제가 발생해도

얽히지 않는 점은 좋은 성격 같습니다.





요즘 저는 숲 속 도서관에서

매일 오후 2~3시간을 앉아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앉아 있을 때

보이는 숲 속 풍경입니다.


온라인 개학을 한 아들도

날마다 같은 시간 이곳에서

함께 하게 되어 좋네요.


아이들에게는

마스크를 쓰고 오라 권고하고 있는데

마스크까지 쓰면서 도서관을 방문하고 싶은

친구들은 아무래도 적어 보입니다.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풍경이 예쁜 우리 타운하우스의

숲 속 도서관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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