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래의 여행 이야기_제주도의 방언이 되어버린 예쁜 말 섭지코지
섭지는 ‘작은 땅, 좁은 땅’이라 한대
한자 협지(狹地)의 발음이 ‘섭지’가 되었다는 설
코지는 ‘곶’의 제주도 말이고
붉은 화산재는 ‘송이’라네
이 모두 제주의 방언
아름답고 예쁜 한국어의 사전 집 같다
제주 사람들이 만들어낸,
제주 사람들이 발음해 버린 그 언어
섬이라서 도망가지 못했다
섬이라서 고쳐주지 않았다
발음하기 쉬운 우리말
봄꽃은 언덕의 바람과 포개져 꽃잎을 떨구고
살아가는 법을 알아버렸다
몸부림 속에 그들이 맞는 봄바람
먼 바다를 풍경 삼아 코지(곶) 아래
기암괴석은 해안선을 따라 추위를 견뎌내고 모여 앉았다
붉은 화산재 위 노란 유채꽃
고개 올려 성산일출봉의 그림을 가슴에 품고 있겠지.
<섭지코지, 나미래>
바람으로 모든 것을 저울질했던
섭지코지의 오름.
바람이 바다를 먹고,
바람이 풍광을 먹고,
바람이 몸을 날리고,
바람이 유채꽃을 춤추게 했고,
바람이 옷 속으로 몸을 묻게 했습니다.
이틀 전에 불어대던 그 바람이
제주의 공항의 하늘길과 뱃길을 막았다는 기사를 봤네요.
겨울바람이 주춤한
진정한 봄이 오면,
열기가 솟아오르는 여름이라도
이 바람이 아닐 때 다시 한번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