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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Dec 26. 2016

리뷰, 서평, 독서 감상문의 차이

리뷰는 과연 서평일까?


정의 내리기


독서 감상문 : 그냥 감상문 또는 독후감이라고 부른다. 책을 읽은 뒤에 개인적인 느낌과 주관을 적은 글. 영어로 하면 Book Report 정도가 된다. 글의 유형으로 말하면 독서 감상문은 수필, 설명문, 생활문, 감상문, 기록문, 편지 같은 글에 해당한다.


요약 : 읽은 사람이 자기 생각을 최대한 걸러내고, 책에서 말하는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발췌하여 옮겨 적는 일이다. 영어로는 Book Summary 정도가 된다.  글의 유형으로 말하자면 기록문 정도가 가깝지 않을까 한다.


책 소개글 : 소개글, 미리보기 또는 맛보기. 책을 구입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그 내용의 일부를 앞서 공개하는 것. 영화로 말하면 예고편 Trailer이다. 예고편의 목적은 책을 널리 알려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읽도록 (구매하도록) 하는 데 있다. 영어로 하면 Preview.


서평 : 책 비평이다. 지은이가 말하려는 주제와 책 내용을 분석해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다. 책의 주제를 전문 지식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논증과 객관성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한다. 영어로 하면 Book Critique. 글의 유형으로 말하면 평론, 논설문, 보고서 등에 해당한다.


문학 비평 : 문학 평론. 문예 작품에 대한 책 비평이다. 서평이 글의 유형을 따지지 않는 모든 책에 대한 평론이라면, 문학 비평은 문학작품에 대한 평론이다. 영어로 하면 Literary Criticism이다.




공통점


1. 독서 감상문과 서평은 모두 책과 그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글이다.

2. 독서 감상문과 서평은 모두 실용문에 해당하는 글이다. 즉, 비창작문이다.


차이


1. 전문성 여부 : 어떤 전문가가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하여 글을 쓴다면, 그것이 비록 독후감 수준의 글이라 하더라도 전문가가 썼다는 이유만으로 서평이 될 수 있는가? 아니라고 본다. 독서 감상문은 전문 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지만, 서평이나 문학 비평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직업이 된다. 전문 식견이 필요한 글이기에 해당 분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영화 비평가, 문예 평론가, 군사 평론가는 글이나 말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2. 논증 여부 : 논증이냐 아니냐가 서평과 독서 감상문을 가른다. 하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 없는 논리학 수준의 논증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


비전문적 가치


그렇다면 리뷰는 무엇일까?


리뷰 Review는 글자 그대로 '다시 보기'다. 다시 읽다가 몰랐던 가치를 재발견할 수도 있다. Book Review와 Book Critique은 다르다. 서평이 Critique에 가깝다고 한다면 Review는 무엇이라 불러야 좋을까? 물건을 써보고 난 뒤에 평가하는 글을 Product Review라고 한다. 써보고 난 뒤에 기록을 남기는 '사용 후記' 또는 '사용記'다. 제품 구석구석을 모두 논증할 수 있다면 매우 전문적인 글이 되겠지만, 글을 읽는 이들이 모두 전문가는 아니다. 때로는 취향대로 적은 글이나, 다른 제품과 비교하며 추측을 하거나 예측을 하는 글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리뷰'라는 이름으로 독서 감상문의 끝자락에서 문학비평의 입구까지 다리를 걸쳐놓고 글을 쓴다. 그런 현실을 반영한다면 Book Review는 '서평'이라기보다 '후기'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한다. 모든 서평은 후기다. 그러나 모든 후기가 서평은 아니라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단순한 취향 고백과 논증해야 할 주장을 분명하게 구별해야 한다. 이것이 논증의 미학을 구현하는 첫 번째 규칙이다... 사실과 주장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구별하고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PS : 책을 읽고 난 뒤, 지은이의 주장 가운데 논리적 결함을 발견하고 이를 전문적인 견해로 비평했다. 거기에 자신이 느낀 감정과 주관적인 생각을 곁들이고, 감각적인 필치로 글을 마무리하여 매우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 글은 서평일까 독서 감상문일까? 아니면 사용기일까? 이도 저도 못 되는 그저 자유분방한 글일 뿐일까?


▨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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