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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지기 Oct 25. 2017

eufemismo : 완곡법

사전에는 없는 표현이 가득한 보물 창고

  Eufemismo. 이 단어는 라틴어 'euphemismus'에서 온 말로서, 포르투갈어에 등장한 시기는 19세기라고 합니다. 포르투갈어 정의하면 이렇습니다.

O eufemismo é a palavra ou expressão mais agradável que se utiliza para suavizar a palavra ou expressão que possa ser rude, desagradável ou mais grosseira.

palavra - 말, 낱말
ou - 또는
expressão - 표현
utilizar - 쓰다, 사용하다
mais - 더, 훨씬
agradável - 기분 좋은, 친절한
desagradável - 불쾌한
suavizar - 부드럽게 하다
possa ser (poder ser) - ~일 수 있는
rude - 무례한
grosseiro - 거친


  Eufemismo. 우리말로 하면 바로 '완곡법'입니다. 수사법의 일종이라고 알고 있는 바로 그 표현 방식입니다. 국어 정의도 포르투갈어와 다르지 않습니다.


완곡법이란 직접적 노골적인 표현을 피하여, 멀리 에둘러 넌지시 표현하는 기교다. 저속한 표현을 피하고 품위 있는 말로 한다든지, 노골적인 감정을 누르고 점잖음을 앞세울 때 많이 쓰인다. <글쓰기 표현사전/장하늘>


  같은 말이라도 보다 덜 불쾌하게 느끼고 덜 공격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표현은 일상에서 얼마든지 듣습니다. '해고'라는 말 대신에 '구조조정'이라고 한다든지, '안된다'라고 말하지 않고 '곤란하다'라고 하는 일은 정말 흔해 빠진, 아니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변소' 대신 '화장실', '죽었다' 대신 '돌아가셨다', '시험에 떨어졌다' 대신 '미끄러졌다'라고 말하는 건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대 절반이 이 수사법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요? 한국어의 존대법도 넓게 본다면 완곡법에 포함되지 않을까요?


이미지 출처 : <불타는 청춘>


  cagar (똥 싸다) 대신 defecar를 쓰고, morte (죽음)grande mergulho na eternidade나 fim dos seus dias라고 돌려 말하는 것 처럼 사회에서 쉬쉬하는 '40금', 아니 금기시되는 표현을 에둘러 말하는 능력은 곧 교양입니다. 학식이 많아 보이는 사람을 doutor (박사님)이라고 불러주고, vendedor (장사꾼)을 가리켜 comerciante (상인)이라고 말하며, velho (늙은) 사람을 보고 não é mais jovem (젊지 않은)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países subdesenvolvidos (저개발 국가) 대신 países emergentes (신흥 국가)

invsão (침공) 대신 colonização (식민지화)

chuva (비) 대신 canto de cigarra (매미의 울음소리)

má sorte (불운) 대신 gato preto (검은 고양이)

anão (난쟁이) 대신 nanismo (왜소증)

mijo/xixi (오줌, 쉬) 대신 pipi (쉬야)

fezes/cocô (똥) 대신 caca (응가)



  완곡법은 동의어이자 은유입니다. 반의어로 쓰기도 하며, 환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수사 표현이 완곡법이라는 하나의 수사법으로 나타나는 점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완곡법은 보물상자와 같습니다. 단어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다양한 표현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dez anos (10년) 대신 dez invernos (열 번의 겨울) - 제유법

partir (떠나다) 대신 botar ao mundo (세상으로 나가다) - 동의어

mentiroso (거짓말하는) 대신 não é muito sincero (그다지 솔직하지 않은) - 부정 (반대)

dobrar-se : '(몸을) 구부리다' 대신 '굴복하다' - 은유

leão (사자) 대신 rei dos animais (동물의 왕) - 돌려 말하기


출처 : <200% 무료 이미지>


  외국어도 종종 완곡이라는 수단으로 이용됩니다. banheiro (화장실) 대신 toilette 또는 WC를 쓰며, comercialização (상업화) 대신 marketing을 사용합니다. 모국어를 외래어로 바꾸어 쓰면 의미가 더 모호해지거나 연상되는 내용이 미묘하게 바뀝니다. 모호해지는 만큼 완곡해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한글로 적는 영어도 완곡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쌍이나 부부를 '커플'로 바꾸어 쓸을 때, 연상되는 내용이 과연 같을까요? 부엌을 '키친'이라고 부를 때는 전통적인 부엌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 것니다. 빵집 boutique de pães라고 부르면 무엇이 먼저 연상될까요?


pão - 빵
padaria - 빵집, 제과점
boutique - 부티크


아이, 소년을 뜻하는 menino, moço, rapz 대신 boy

백화점을 뜻하는 shopping

스튜디오, 공방을 뜻하는 estúdio 대신 studio

입장권, 표를 뜻하는 bilhete 대신 ticket

이발사를 뜻하는 cabeleireiro 대신 스페인어 peluquero

배경음악을 뜻하는 fundo musical 대신 background



  돌려 말한다고  완곡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꼬거나 모욕을 주기 위한 말투, 즉 '위악 어법'으로 표현되기도 하며, 완곡어법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어체 표현도 많습니다.


pessoa magra (마른 사람) 대신 pele e osso

gordo (뚱보) 대신 saco de batata

falar muito (말을 많이 하다) 대신 gastar saliva

comer de graça (공짜로 먹다) 대신 boca livre

indivíduo sem importância (별 볼 일 없는 인물) 대신 joão-ninguém

ficar com raiva (화가 나다) 대신 ficar puto

coisa muito velha (오래된 물건) 대신 peça de museu

errar (실수하다) 대신 pisar na bola


▨ 미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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