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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KBO리그 프리뷰 3. 한화이글스

헤비의 프레이밍 18

by 헤비

류현진.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다룰 때 역대 최고의 투수라고 언급되기도 하는 선수다. 사실 그가 다시 KBO무대로 돌아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마도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마무리짓거나, 아니라면 박찬호처럼 유종의 미만 거두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투수로서의 효용가치가 남아있을 때 다시 한국으로 복귀했다.


타팀 팬인 나로서는 그의 복귀가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껄끄러웠다. 안그래도 내 응원팀인 KIA타이거즈는 류현진에게 극도로 약했다. 그가 7이닝 무실점, 8이닝 1실점으로 KIA타이거즈 타선을 농락하는 꼴을 또 보게 되겠구나 싶어서 골치가 아팠다. 그러나 세월은 흘렀고, 류현진도 KBO리그도 다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1. 스토브리그 이슈


① 외국인 구성 변화


2025시즌 한화이글스는 기존 외국인 선수 중 좋은 활약을 했던 라이언 와이스만 재계약을 하고 나머지는 새로운 얼굴로 채웠다. 1선발로는 그동안 많은 구단과 링크가 떴었던 코디 폰세를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로는 양키즈 유망주 출신인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영입해 빈약한 외야의 중심을 잡았다.


② FA 엄상백, 심우준 영입


2024시즌이 끝나고 FA시장이 열리자 가장 빠르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팀이 바로 한화이글스였다. 사실상 FA시장이 열리기가 무섭게 스토브리그의 승자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한화이글스는 KT위즈의 선발투수인 엄상백과 유격수 심우준을 각각 총액 78억과 50억에 영입했다.


개인적으로 이 영입이 오버페이냐 아니냐고 한다면 오버페이라고 봐야 한다고 글을 쓴 바 있다. 그러나 영입 자체가 방향성을 잃은 패닉바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게 최선의 소비라면, 한화이글스는 좋은 물건을 비싸게 샀을 뿐이다. 비싸다, 싸다는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갈리는 판단의 문제이니만큼, 결국은 영입한 선수가 원하는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가 아닌가만이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다만 한화이글스가 상위권 도약을 넘어 궁극적으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FA시장의 적극적인 영입이 지속적으로 일어남과 동시에 새로운 선수들의 육성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FA영입은 팀 전력을 단기간에 강화시킬 수는 있지만, 체질까지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③ 2025시즌 신구장 「대전한화생명볼파크」 개장

화재사건까지 있었던 노후구장인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떠나 신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가 개장한다. 명명권을 두고 대전시와 한화이글스 구단간의 사소한 분쟁이 있었지만 대전시의 입장을 한화이글스가 대승적으로 수용하여 구장명 앞에 '대전'이라는 지역명을 두기로 함으로서 모든 일이 일단락되었다.


대전에 있는 구장이니만큼 구장명에 '대전'을 넣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인가 싶지만, 반대로 구단 입장에서는 '한화생명볼파크'라는 고유명사가 '대전' 없이도 각인되는 효과를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문제를 잘 풀어냈다고 보이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계약내용을 무시한 채 갑작스럽게 몽니를 부리는 건 꼭 이번 대전시만의 모습은 아니다. 계약이 되었으면 최대한 서류의 내용이 보장이 되어야 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인데, 아무리 사소해보이는 일이라 해도 이렇게 기본 계약을 무시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하게 기록하고 넘어가야 한다.


프로야구단은 분명 지역 상권과 문화인프라 확충 측면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사회에 유무형의 이익을 끼치는 존재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큼 그 존재감에 비해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프로야구단이 워낙 지역연고와 밀착이 되어있는 상태라 그런지 자치단체나 몇몇 지방 시민단체는 대놓고 "이래도 너희 안 떠날 거잖아."라는 식의 태도로 모든 문제를 접근하는 걸로 보인다.


KBO리그는 한 해 1,080만 명의 유료 관중을 만들어내는 문화 인프라다. 충분히 상생발전을 꾀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그런데 눈 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태도는 아쉽기 그지 없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더 크게 키우는 게 모두에게 이익일 텐데 내 몫을 지금 당장 조금만 더 늘려보겠다고 칼을 들고 덤벼도 될 거라 생각한다면, 결국 남는 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텅 빈 야구장 밖에 없을 것이다.




2. 투수 파트 예상

2024시즌에 들어가기 전 한화이글스의 최대강점을 '선발투수진'으로 보았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크게 뒤통수를 맞은 게 바로 '선발투수진'이었다. 류현진은 류현진과 제이크를 오갔고(그래도 후반기에는 류현진이 주로 나타났다.), 시즌을 같이 출발한 외국인 투수들은 중반 이후 모두 짐을 싸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런 의미에서 FA 엄상백의 영입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싶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꼭 이뤄져야 할 영입이었다.


우리는 흔히 '선발진'이라고 하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5명'을 떠올린다. (무슨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하는 것 같다.) 5선발이니까 5명만 있어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많은 구단들이 5명은 커녕 4명 채우기에도 바쁜게 현실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계산을 해보자. 한 시즌은 144경기다. 5명의 선발투수가 있으면 인당 28경기 정도를 출전할 것이다. 여기에 선발투수니까 몇 실점을 하든 일단 경기당 6이닝은 소화해줬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무려 168이닝이 된다. 위에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한화이글스에는 당장 2024시즌에 168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엄상백을 포함해도 그렇다.) 2024시즌 KBO리그에서 168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단 6명(윌커슨, 후라도, 박세웅, 쿠에바스, 헤이수스, 양현종)뿐이고, 167.2이닝을 소화한 두 명(곽빈, 엔스)까지 포함해도 고작 8명 뿐이다.


좋다. 168이닝은 너무 많을 수 있다. 선발투수니까 승리요건인 5이닝만 던져준다고 기준을 낮춰보자. 그래도 28경기를 소화하기 위해서 던져야 하는 이닝은 140이닝이다. 지난 2024시즌 KBO리그에서 140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발투수는 정확히 20명 뿐이었다.


각 팀 당 선발투수로 나선 선수를 계산해보자. 가장 적은 선수를 쓴 SSG랜더스(10명)와 가장 많은 선수를 쓴 두산베어스(16명)를 제외한 나머지 8개 구단을 평균내보면 2024년 한 시즌 동안 약 12.6명의 투수가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 모든 내용에서 도출되는 결과는 단순하다. 한 팀이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 선발투수자원을 5명만 생각하고 시즌을 시작하면 무조건 문제가 생긴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최소한의 경기운영을 가능하게 해줄 '선발감'이 적어도 7-8명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말하지만 엄상백의 영입은 필수적이었다. 여기에 황준서, 김기중 등 작년 선발 경험을 가져본 신진급 투수들이 스텝업을 하고, 장민재, 이태양, 김민우 등 부상에서 복귀할 베테랑 자원들이 어느정도 좋은 모습으로 돌아와야 드디어 한화이글스도 '괜찮은' 선발진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24시즌 한화이글스의 불펜진은 양은 좋았지만 질에서는 약간 아쉬움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는데, 2025시즌에는 질적 측면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 될 가능성이 높다. 코치진 개편 이후로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은 김서현은 향후 10년 이상 한화이글스를 넘어 국가대표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선수다. 그럼에도 당장 주현상이 마무리에서 내려올 필요는 없다. 박상원도 필승조에서 밀려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정우주만 빠르게 안착하게 된다면 정우주-박상원-김서현-주현상으로 이어지는 무적의 불펜진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이 정도라면 꼭 좌완이 필요치 않다.




3. 야수 파트 예상

KT위즈에서 심우준을 영입했고,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외국인 야수 플로리얼을 영입해서 센터라인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


요 몇 년간 한화이글스가 영입한 외부 FA 야수들은 비슷한 특징들을 보인다. 다들 '대박의 가능성은 낮아도 동시에 폭망할 가능성도 낮은' 선수들이었다. 채은성, 안치홍도 팀을 하드캐리한다기보다는 전체적인 공격의 평균치를 올려주는 느낌의 선수들인데, 심우준은 수비와 주루 측면에서 한화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는 느낌은 있지만 '대활약'으로 팀을 이끌 것이라 보기에는 아무래도 공격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결국 '폭발'을 하며 팀 타선을 이끌어줘야 하는 선수는 노시환이다. 그는 2023시즌 홈런왕을 차지하며 최정에게서 '3루 평화왕' 자리를 이어 받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2024시즌이 오자마자 3루가 KBO최고의 타자들이 잔뜩 몰려있는 포지션으로 변해버렸다. 그가 이 치열한 3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한화이글스의 성적 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심우준과 플로리얼의 영입은 한화이글스가 자팀의 문제점을 어느정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입이었지만, 사실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있다. 코너 외야의 한 자리에 김태연을 써넣었지만 수비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그 반대 자리에는 일단 최인호를 써넣었지만 실상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아마 우리는 이번 시즌이 지나서야 한화이글스의 외야 주전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번 시즌이 지나고서도 외야 주전이 없다면 다시 FA시장에 뛰어들어야 할테고 말이다.


심우준이 들어와 내야의 안정화를 꾀했지만, 그 파트너인 2루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세모다. 일단 김경문 감독은 안치홍을 주전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한다.


개인적으로 안치홍에게 2루 수비를 맡기는 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래 수비 센스나 공뽑는 모션 등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타격을 위해 벌크업을 진행하면서 수비 범위가 현저하게 줄어들어버렸다. 이 부분은 롯데자이언츠로 이적해서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황영묵이 풀타임을 소화하기에는 아직 입증된 게 많지 않은 선수라고는 하지만, 2024시즌 롯데자이언츠가 과감하게 고승민을 2루에 붙박이로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듯이 황영묵이든, 아니면 다시 문현빈이든, 2루에 새 주인을 만들어내는 편이 낫지 안치홍을 2루에 세운다는 건 장기적인 측면에서나 당장의 활용성 측면에서나 바람직하지 않다. 범위가 좁은 센터라인 내야수는 실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해서 숫자로만 보면 멀쩡해보이는 놀라운 착시현상을 만든다. 실책 대신 안타를 주니 투수들만 죽을 맛이다.


궁금하다. 안치홍을 2루로 보낸들, 빈 지명타자 슬롯에 누굴 쓴다는 말일까? 채은성이나 노시환의 몸이 불편해서 몇 경기 지타로 갈 수는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제외하고 일반적인 경우만 생각해보자. 안치홍을 2루로 내보냈다는 건 2루 백업을 볼 수 있는 황영묵이나 문현빈을 벤치에 앉혀뒀다는 뜻이다. 이 선수들보다 더 나은 타격생산성을 보이는 누군가를 지명타자로 쓰겠다는 이야기일 텐데, 난 그런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설마 지명타자로 김인환이나 권광민을 쓰겠다는 구상일까?)


야수뎁스가 얇은 팀을 보면, 그냥 타격만 생각하고 넣으면 그만일 것 같은 지명타자감이 이상하리만치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라인업에 뜬 지명타자를 보며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우리 팀 야수진 상태가 진짜 큰일이 났구나'라고 해석하면 된다. (조금 오래된 KIA타이거즈 팬은 다 아실 것이다. 송산이 지명타자로 4번타자를 치던 시절을.) 한화이글스의 현재 상태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선수 한두 명만 부상으로 빠져도 순간 그런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FA로 풀린 하주석을 영입한 게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뎁스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야수 라인업이기 때문이다.


내외야 뿐 아니라 실상 포수도 시급하다. 이젠 최재훈을 대체해야 할 선수가 나와줘야 하는데, 박상언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돌고 돌아 이재원이 최재훈의 백업포수로 얼굴을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면 올해는 몰라도 내년엔 확실히 비상등이 켜졌다고 봐야 한다.




4. 행복회로


① 플로리얼은 제2의 데이비스가 아니라 제2의 테임즈였다. KBO리그 두 번째 40-40을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기록한다.


② 노시환이 2023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홈런왕에 오르며 「홀수 해 노시환=홈런왕」이라는 공식이 생긴다.


③ 5선발로 나선 문동주마저 10승에 오르며 한화이글스의 다섯 선발진이 모두 10승 이상을 기록한다.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가 성사되며 '독수리 5형제 중 누가 불펜으로 갈 것인가?' 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5. 키플레이어

에스테반 플로리얼


한화이글스 최대의 약점은 여전히 외야다. 신구장이 들어서며 울퉁불퉁했던 기존 이글스파크보다는 수비의 측면에서는 분명 나아진 부분이 있겠으나, 아무리 그래도 기본적인 타구판단부터 흔들리는 선수들이 너무 많은 외야진이다. 플로리얼은 외야로 뜨는 거의 모든 타구를 본인이 잡는다는 각오로 덤벼야 할 것이다.


2024시즌을 보면 페라자의 부침에 따라 한화이글스 타선 전체가 오르내렸다. 그 이야기인즉, 불을 붙여줄 타자만 있다면 그리 무기력한 타선은 아닐수도 있다는 뜻이다. 플로리얼이 제 역할을 해줄 수만 있다면 한화이글스는 의외로 경쟁력있는 타선을 뽐낼 수도 있다.


공수 모두 플로리얼의 활약여부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둘 중 하나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둘 다 잘해줘야 한다.




6. 예상순위


5위


KBO리그 10개 구단 프리뷰를 작성하기 전에 일단 예상순위를 매겨봤다. 막상 해보려니 5위 정하기가 너무 어려운 시즌 아닌가 했는데, (나 혼자 매기는 순위가 뭐라고) 한참 고민 끝에 5위 자리에 '한화이글스'를 적었다.


그 다음 프리뷰를 쓰기 위해 얼개를 만들고 각 팀 기사와 라인업을 살펴보며 천천히 점수를 매겨봤다. 그 세부내역을 전부 공개할 수는 없지만(공신력 같은 걸 찾아보기 힘들기에) 야수공격력 40, 선발투수경쟁력 25, 구원투수경쟁력 25, 기타 10으로 점수를 배분해서 나눠 매겼다는 것까지는 밝힐 수 있지 싶다.


그 점수 합산 결과에서도 한화이글스가 5위로 나왔다. 무의식적인 이미지가 그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인지, 한화이글스가 정말 5강권의 전력을 갖춘 것인지는 2025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이래저래 내 입장에서는 한화이글스의 5강 진입을 응원하는 시즌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7. 총평


한화이글스의 움직임을 보면 이제서야 조금씩 스스로를 깨닫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공격적으로 빈자리를 채우는 모습이 그렇다. 자주 인용하는 말이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안그래도 강력한 투수진을 앞세우는 한화이글스다. 날카로운 창으로 상대를 꺾는 게 아닌 단단한 방패로 찍어누르는 데 더 특화된 구성이다. 더더욱 위태로울 리가 없다.


한화이글스의 성적이 올라가면 이글스팬을 두고 '보살팬'이라 부르는 인터넷 밈도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혼자 패배 따위는 아랑곳 않는다는 태도로 있을 수 있는 인간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진짜 그런 부류였다면 처음부터 승부를 즐겨야하는 이 그라운드를 향해 시선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시즌, 새로운 둥지에서 독수리가 드디어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는 순간 많은 이들이 당혹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나도 그러한 이들 중 하나겠으나, 그런 당혹감은 어느정도 환영이다. 맞다. 여기는 승부의 전장이다. 더 낯설고 강력한 모습으로 나타날 독수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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