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포레스트, 뭔가 얻어가는 책
거의 매일 지출을 한다.
주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앱카드로 간편하게 결재를 하니 돈이 빠져나가는 것에 대한 현실감이 없다는 것이 함정이고 나는 기꺼이 이 함정에 매일 빠진다.
<일상이 포레스트>를 읽고 이틀 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이것만으로 이 책은 책값을 충분히 했다.
매일 소소하게 돈을 쓰고 있다면 소비가 습관이 되어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얼마나 자주, 쉽게 카드를 긁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보통 하루에 쓰는 비용이 만 원도 안 되니 괜찮다고도 생각했지요. 하지만 '돈 쓰지 않는 날' 을 정하고 그에 맞춰 노력하다보니 중요한 건 지출 비용의 많고 적음이 아니었습니다. 무언가를 당장 사고(먹고) 싶지만 내일로 미루거나 사지 않을 의지가 필요했습니다.
-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해보세요 중-
오늘 생애 처음으로 김치를 만들었다.
어머니표 김장 김치를 여름까지 먹기엔 남편도 나도 좀 지겨웠다. 그동안 볶음김치로 먹고, 라면에 넣어 먹고, 김치국밥으로 먹고, 김치전으로 먹고.. 갖은 방법으로 신김치를 활용하긴 하지만 이맘때 딱 먹기 좋은 얼갈이 열무김치가 먹고 싶었다.
내가 얼갈이 김치를 좋아하니 여름마다 엄마가 늘 담가 주셨지만 이젠 연로하신 엄마한테 차마 먹고 싶다는 말을 못 하겠다.
그러다 <일상이 포레스트>를 읽고 매 끼니 야채를 먹어야겠다는 결심을 명확하게 하게 되었다.
야채의 향연은 단연 김치이고, 얼갈이 열무김치에는 무려 7가지의 채소가 들어가 있다.
남편과 합작으로 오늘 저녁에 만들었는데 맛이 꽤 괜찮다. 내일 맛 들면 더 맛있을 거라 감히 기대해본다.
육류, 가금류, 난류, 유제품에는 섬유질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오직 식물에만 들어 있답니다. 식품 보조제에 의존하기보다 몸 스스로가 치유할 수 있도록 몸을 도와주세요.
게다가 다이어트는 덤으로 됩니다.
- 하루 한 끼는 야채를 먹야야지 중 -
내 일상도 포레스트를 가까이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저자가 말하는 '포레스트'는 육식을 줄이고 쓸데없는 지출과 소비를 줄여 개인 건강을 도모하고, 현명한 경제생활과 나아가 지구 환경 지키기 등을 통해 더 나은 삶의 숲으로 들어가자고 말하는 것 아닐까.
남편은 이렇게 좋은 책을 읽게 되어 너무 좋다며 한껏 고무되어 생활 점검을 시작했다.
이것저것 자꾸 버리자고 하고, 그 옷이 그 옷 같은 옷들을 그만 좀 사라며 마음 놓고 잔소리를 한다.
허허.. 전쟁인 거신가.
물건이 적어지면 신기하게 욕심도 그만큼 사라집니다. 저도 미니멀리즘에 관련된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이런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진 소유물이 적어질수록 저도 모를 물욕이 사라지니 돈을 쓸 일이 많이 줄어들어 마음이 예전보나 기벼워짐을 느낍니다.
소유가 아닌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 물건이 적을수록 삶이 편해진다 중 -
* 읽으면 뭔가 하나는 꼭 깨닫고 얻어가는 책 <일상이 포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