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 the World, 초등학교 영어시간, 문화수업
한 달에 한 번은 교과서 밖의 자료로 수업을 한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문화수업이다.
주로 노래, 영상, 또는 명화(名畫)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엄연히 영어시간이므로 기본적인 질문은 영어로 한다.
문화 수업을 할 때 애초에 의도하는 바는 없다.
노래를 듣고 가사 내용을 알려주며 얘기하다 보면 수업 방향이 자연스레 생긴다.
There is a place in your heart
And I know that it is love
And this place could be much
Brighter than tomorrow
And if you really try
You'll find there is no need to cry
In this place you'll feel there is no hurt or sorrow
There are ways to get there
If you care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little space,
Make a better place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There are people dying
If you care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Do you know the singer of this song?
Yes!
Who is he?
Michael Jackson!
참 희한하게도 대다수의 아이들이 마이클 잭슨을 알고 있다.
What is this song about?
세상을 힐링하자는 노래 같아요~
그럼 힐링이 무슨 뜻이지?
치유하다, 고치다 요~
핵심 단어들을 설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What is heart?
마음요~ 심장요~
이 노래에선 heart 안에 어떤 공간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일까?
It's love!
Right, there is a place in the heart and it is love.
얘들아, try와 cry가 무슨 뜻인지 알지?
그럼 try 하면 뭐 할 필요가 없다고 했어?
cry 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맞아, 그리고 love라는 공간에선 hurt와 sorrow가 없다고 해.
So, what is hurt and sorrow?
아이들 중에는 hurt라는 단어의 뜻을 아는 아이들이 몇 있었지만 sorrow를 알고 있는 아이들은 없었다.
In the love, we don't need to feel sorrow.
사랑 안에선 이것을 할 필요가 없대.
sorrow의 뜻을 추측해보자.
What do you think the sorrow is?
아이들은 폭력, 다툼을 주로 말했고 마지막에 슬픔이라는 답이 나왔다.
폭력(violence)과 다툼(quarrel, fight, trouble)이란 단어들을 알려주고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세상을 치유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나는 트랙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1단원에서 배우고 있는 것은 나라 이름들이었지?
So, what countries did we learn?
America, Japan, China, England, Australia..
세계의 나라들은 각자 자기 나라들의 이익만을 위해 힘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지금 당장 우리나라는 무엇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니?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온다.
수능(?), 취직,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싸드..
Okay, let's talk about Thaad shortly.
우리는 싸드를 왜 배치하려고 할까?
미국이 하라고 했대요. 북한한테 대항하라고요.
주로 남자아이들이 대답을 한다. 역시 남자는 무기에 관심이 많다.
미국이 북한에 대항하라고 우리에게 싸드를 그냥 줬을까?
돈 받고 팔겠죠, 뭐.
이 정확하면서도 시니컬한 대답은 무엇인가..
What about China these days?
What did they do to us?
롯데백화점 망하게 한대요. (아마도 이 아이는 중국의 롯데마트를 얘기하는 것 같다.)
한국에 여행 못 가게 해요.
무역 안 한대요.
Why are they doing this to us?
Because of 싸드!
아, 갓 5학년인 아이들도 알건 아는구나 싶었다.
역시 대한민국에선 중2 다음엔 초5지..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지? 미국이 무기를 억지로 사라고 해서 힘이 약한 우리는 미국 눈치 보며 샀어.
근데 또 중국은 그걸 무엇 때문에 샀냐며 보복하고 있으니 말이야.
선생님! 선생님은 싸드를 반대하시나요?
헉.. 교사는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가져야 한다지만, 싸드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것이 정치적인 것인지 아닌지 잠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치인에게 싸드는 정치적이겠지만, 국민인 나에게 싸드에 대한 생각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I don't agree with it.
Why?
Because I don't want to spend my tax "my money" for buying the weapons, if it's not necessary.
선생님은 아까운 세금을 무기 사는데 내고 싶지 않거든. 그리고 싸드가 북한 미사일을 고공에서 격추할 거라는 보장도 없다고 하니 말이야.
맞아요, 우리 아빠도 못 맞힌다고 했어요~
그런데요 선생님, 미국이랑 중국 사이에 끼어 있으니 꼭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같아요.
아니다,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 엄마랑 살래, 아빠랑 살래.. 같다.ㅋㅋㅋ
America and China is not Korea's mom and dad, class.
얘들아,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식민지가 아니지?
우리는 우리만의 결정권이 있단다.
어떤 나라가 힘이 세다고 해서 힘이 약한 나라에게 강제로 무엇을 하게끔 시킨다거나 무엇을 하지 않게끔 시킨다거나 하는 것은 옳지 않지. 친구 사이도 그렇잖아. 힘센 친구들 말을 우리가 무조건 듣고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니?
네! 맞아요.
마이클 잭슨의 노래 가사처럼 우리가 사는 것(living)에 더 많은 배려(care)를 한다면 죽어가는 사람들도(people dying) 없을 거야.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무기가 필요할까?
너희들이 어른이 될 때는 무기들이 많이 줄어있다면 좋겠다.
Okay, that's it for now.
Let's sing 'Heal the World' altogether.
And next time we will do the filling the blanks listening to this song.
다음 시간에는 이 노래 들으면서 빈칸 채우기 할 거야. 선생님이 강조한 단어들로..^^
차마 통일이 빨리 되어 무기를 줄였으면 좋겠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나에게도 통일은 여전히 뜬구름 같은 이야기니 말이다.
https://youtu.be/uBcPDLby3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