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만 의미 있는 숫자.. 그 속에 담긴 추억
17.. x 3
친구와 만났다.
서울에서 해운대까지 움직인 친구를 부산의 서쪽 다대포로 더 움직이게 했다.
다대포의 노을 지는 하늘을 보여주고 싶었다.
초여름 바닷바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웠지만, 깔깔 거리며 우리의 의식을 행했다.
늦게 합류한 최여사는 옆에서 지켜보며 '느거 이러고 노나?'를 연신 내뱉었다.
추워도 할 건 하는 우리에겐 그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17살 철없을 때 같은 반 단짝이었던 그녀와 나는 올해로 세 번의 17살을 살아 냈다.
네 번째 17살도, 다섯 번째 17살도 서로를 곁에 두고 살기를 바란다.
누구 하나 건강 잃으면 말짱 꽝이다.
아, 17살이던 그때도 우린 사진을 즐겨 찍었었지.
그때 사진 속 우리는 둘 다 오징어 같으니 보험 차원으로 갖고만 있기다.
3481
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앞을 달리는 차 번호가 왠지 낯설지 않다.
분명 나에게 의미가 있는 번호인데 무얼까..
아!
나의 첫 번째 차였던 마티즈의 번호가 3481 이었다.
때는 바야흐로 1999년, 결혼 3년차일 때다.
운전면허증 나오기 3일 전에 성미 급한 송사마가 거금 570만 원을 주고 새 차를 사주었지.
당시 남편의 차는 마티즈와 호형호제 먹던 아토스였다.
결혼 3년 차 부부는 아토스와 마티즈처럼 알콩달콩 티격태격 우당탕콱마쎄리마.. 지지고 볶으며 함께 어른이 되었다.
2006년, 마티즈를 떠나보내던 날 눈물도 많이 흘렸다.
접촉사고 하나 없이 나를 7년간 잘 담아 다닌 마티즈였다.
3481이란 숫자에 내 소중한 7년의 추억이 담겨 있다.
내 딸과 아들은 아토스 보다 마티즈를 탄 날들이 훨씬 많다.
그 누구에게도 의미 없을 숫자의 기억에 아이들의 어린 모습이 함께 낚인다.
수미도 훈이도 참 어리고 예뻤던 시절이었다.
이누무시키들..
엄마의 이 그리움을 알라나. 이 시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