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리스 Jul 14. 2016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내 이야기

사랑받았을까?

*위 사진의 영화는 본 글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습니다...ㅋ


한 아이-

6남매 중 다섯째.

딸, 아들, 아들, 딸...의 완벽한 구성 뒤에,

아들 하나 더 얻고싶다는 아버지의 바램 때문에 들어선 아이.

배가 나온 모양새며, 당기는 음식하며...

영락없이 아들이라고 철썩같이 믿으신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예정일을 보름이나 넘겨 아기는 너무나 커져버리고...

그로인한 난산으로 고통을 당하신 어머니는 동네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시는데,

할머니는 산파 대신 난데없이 교회가서 전도사님을 모셔오라지 않나..(도보 30분 떨어진 교회의, 남자 전도사님을....왜?)...

아무튼  모두가 허둥지둥인 가운데 드디어 떡두꺼비같은  아기가 태어났는데...

있어야 할 것이  없는 (....ㅋ) 아기였다는....

아기를 받던 할머니도, 세번째아들을 기다리던 아버지도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여서 갓 태어난 아기는 담요에 쌓인채 불도 들어오지 않는 윗목으로 내팽개쳐졌다는데..


 그 아이가 바로 딸 중에는 세째딸,

6남매 중 다섯째 (그 뒤로 여동생이 하나 더 태어났는데, 이 아이는 이제는 마음을 비우신 할머니, 아버지 , 어머니 덕에 막내로서 특권을 다 누리고 자랐다는데...ㅋ)

딱 봐도 전혀 이목이 집중되지 않는 위치에 있던 바로 나란 말씀.


또 다른 한 아이-

두살 위 형, 한 살 아래의 남동생 사이에 낀 그 또한 아들...

즉, 세 아들 중 둘째아들.

생후 육개월일 때 생긴 동생 덕에 반강제적으로 젖을 뗀 후  시골 할머니집으로 보내지고.

고모, 삼촌들 틈에서 시골 들판이 좁아라 뛰어다니며 놀다가  7살에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오신 부모님을 꿈뻑꿈뻑 바라보기만 하던 얼굴 까맣던 그야말로 완전 촌 아이.

 두자리수 덧셈 뺄셈을 잘하는 영특한 아이라는 이유로 (나이도 안되는데...6월 생) 학교로 곧장 보내져 입학을 하고  그 이후부터 스파르타식으로 밀어부치는 어머니덕에 암울한 성장기를 보냈다는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나의 남편이다.


딱 봐도 우리 부부는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

뭐 그런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환경에서 자랐다.

(사랑을 못 받았다는게  결코 아니다.

요즘  자녀 한 두명 있는 가정처럼 지극한 관심과 보살핌이 없었다는 것 뿐....^^)


그래서 우리 둘이는 서로서로 더 사랑하기로, 아니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섯명 중 다섯째로서가  아닌,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며 매일 이쁘다, 사랑한다 말하는  남편의 애정 덕분에

자신감 없던,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가 아닌

나로서의 그 존재 자체가 완전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으며 자신감 상승, 그래서 지금도 치료 불가능한 공주병 환자로 살고 있다는 것.


남편은 일견 쌀쌀맞고(어머니 죄송합니다...^^), 몸에 뭐라도 닿는 것 몸서리치게 싫어하는 어머니  밑에서 무미건조하게 자라난 대신 나로부터 나가는 쓰담쓰담과 부드러운 터치  덕분에 자라면서 있어온 애정결핍을 치료받게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하여 우리 둘이는 그동안의 부족한 사랑을 채우기 위해서 밤낮없이 꽁냥꽁냥, 당신 너무 이쁘다, 멋있다...제 눈에 안경낀 소리를 하며 결혼 18년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


사랑받았을까? 가 아닌

여전히 사랑받고 있어서...

감사, 감사합니다~~^^


(미 비포유 사진은,

남주 윌의 이미지가 울 신랑과,

여주 루이자의 이미지가 나랑 비슷해서 걍 올려본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누구에게나 있는 흔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