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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Oct 26. 2023

도쿄 미술관투어 #2_도쿄 국립서양미술관 상설전

[23.4.10 발행] 




도쿄국립서양미술관은 입구 정원에 로뎅의 조각품들이 즐비어 서있다. 


날이라도 좋으면 야외조각공원을 보는 느낌이다.  


(조각공원같다니까 산책이나 하러 갈까? 는 안되요~ 전시장을 야외로 옮겨 놓은 공간 구조로 걸을 만한 곳은 아닙니다~) 


<생각하는 사람> <칼레의 시민> <지옥의 문> (<생각하는 사람>이 <지옥의 문> 작품의 일부인  것은 유명하고, 그 문 위에  얼마전 샌프란의 '레전드오브아너' 미술관에서 본 <세 망령들>이 있다)이 로뎅의 작품으로 있고 그 옆에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가 있다. 


모두 하늘과 나무와 공기를 배경삼아 아름답기가 그지 없다. 


야외다 보니 먼지라도 쌓여 있으면 전시품을 감상하는데 불편감이 솟기 마련인데 일본 특유의 정갈함으로 깔끔하게 정돈되 있다. 


로뎅 <생각하는 사람> 1881-82 원형 / 1902-3 확대 /1926 주조


아래 <칼레의 시민>을 보니 이건희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칼레의 시민>은 언제 다시 볼 수 있나... 궁금해 졌다 


대학 막 졸업하고 태평로 근처에서 첫 직장생활을 할 때 삼성의 한 쇼핑몰이 삼성전자 본관과 삼성생명 건물을 연결하며 지하에 들어섰는데  그 때 <칼레의 시민> 작품을 그 로비에서 본 기억이 있다. '그때도 대단한 작품이다...' 기사를 본 기억도 있고...


그 작품이 삼성의 어딘가 수장고에 있을텐데 언젠가 지금 리움 정원의 아니쉬 카푸어 작품이 있는 자리 즈음에 전시될 날도 함께 기다려 본다. 


로뎅 <칼레의 시민> 1884-88 원형/1953 주조


유럽여행 어딘매 즈음에 봐서 <지옥의 문>의 규모감을 알고는 있었는데, 이래 도쿄에서 다시 마주했다. 더욱 반가워진 <세 망령들>에게 인사도 하고 (곤니찌와~~) 


지옥의 아수라장을 표현했을 진데, 지금은 그저 극강의 아름다운 작품으로 보인다. 


유럽 어딘가에선 실내에서 본 기억이다. 작품의 의도를 감안하면 어두운 조명아래 실내에서 감상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보인다. 그래야 사람들이 지옥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을 가지고 삶을 대할 것


그런 면에서 <지옥의 문>이 아름다운 조각품이 되고 만 도쿄 서양미술관의 위치 선정은 조금 아쉬운 부분


로댕 <지옥의 문> 1880-90 원형 / 1930-33 주조
로뎅 <생각하는 사람>과 <세 망령들> 확대 촬영 본



부르델의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자주 표현되는 얼굴 모습이다. 콧대와 헤어스타일 ㅎㅎㅎ


헤라클래스가 신화에서 어떤 인물이었는지 다시 찾아보고 싶게끔 한 작품.


이곳의 로뎅 작품은 원형이 있어 새로 주조된 것들인데 이 부르델의 작품은 원형이다. 


부르델 <활을 쏘는 헤라클래스> 1909 원형



도쿄 국립 서양국립미술관의 야외 작품들을 찬찬히 보고 기획전을 본 후 (기 포스팅 완료) 상설전으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일본의 서양미술의 수준을 가늠하는 것인데 그래서 서양미술을 모아둔 국립미술관의 상설전이 심히 기대되는 중.


모네로 시작했다. 


해외 미술관들에서 이미 많이 봐서 작품으로의 감동은 덜한데 일본이 우리보다 많은 모네의 컬렉션을 보유한 것을 실감했다. 우리 이건희전 할 때 모네의 <수련> 한 작품 때문에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걸 기억하자면  모네 작품만 보면 일본이 수집력이 더 좋은 것


그가 수련만 그린 것이 아니기에 그의 사람, 강, 그 유명한 워털루 다리와 포플러 나무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었다.  


모네 <On the Boat, 보트놀이> 1887
모네 <Poplars in the Sun, 햇빛아래 포플러 나무> 1891
모네 <Morning on the Seine, 세느강의 아침> 1898
모네 <Waterloo Bridge in London, 런던의 워털루 다리> 1902
모네 <Water Lilies수련> 1916



멀리서 보고도 고흐라고 기뻐했던 작품 


다작의 작가임이도 볼 때마다 반갑고 사람이 그리워 지는 마법을 부리는 작가다.


해바라기 보다 아이리스를 좋아하는데 그의 장미는 또 생경하니 아름답다.  


1889면 거의 생의 말년이고 생레미 정신병원 시절이라, 거기엔 아이리스도 있었지만 장미도 피었었구나.. 생각한다.


그 때 거기에 피어 있어줘서 고마워, 장미... 


고흐 <Roses> 1889



어느 중동 작가의 작품인가 했지만 묘하게 르누와르 스타일이다 싶었는데 르누아르는 맞았고, 모델이 중동여인들은 아니고 알제리출신이다. 


르누와르는 완벽하게 백인여성, 특히 그녀들이 실제 금발이든 아니든 금발의 여성으로 그렸을 때 최대치의 아름다움이 나오는 것 같다. 


르누아르 <알제리풍의 파리여인들> 1872


전형적인 르누아르의 작품.

초상화가로는 당대 최고였을 것이다. 


르누와르 <모자를 쓴 여인> 1891



덫에 걸린 여우를 표현한 쿠르베의 작품


쿠르베가 구현하는 극강의 사실주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여우의 표정이나 아픔이 좀 덜하지 않나? 


쿠르베의100%를 다하지 않은 느낌이다. 


쿠르베 <덫에 걸린 여우> 1860



앞구르기하고 뒷구르기 하고 봐도 '마네' 작품


비슷한 인물들을 그려도 왜 마네의 풍은 단번에 알아봐 지는지 재미있다. 연인이었던 모리셋과 화풍이 비슷하다고 느끼긴 하는데 모리셋은 주로 여성을 그렸으니 이러 느낌의 남자면 주로 마네다.


제목은 '브룅씨'씨라는데 마네 본인을 그린건 아닌가 싶게 비슷한데요...ㅎㅎ


마네 <브룅씨의 초상> 1879



발레다!


발레 = 드가


라고 자동 치환되는 수준 


유럽이나 미국이 소장한 드가의 발레그림보다 좀 더 드로잉 느낌이 강하고 다크하다. 그래서 좀 더 생경하고 날 것같은 느낌이 들어 이번 전시에서 본 작품들 중 가장 맘에 든 작품 중 하나이다. 


드가 <Three Dancers in the Wings> 1880-85



세잔의 정물에선 아직 그의 위대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류의 정물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미스테리함이 느껴 유심히 들여다 본다. 대상이 그로테스크하여서도 있겠지만 그 이면의 무언가를 내포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이런 정물 작품만 보고 소품 하나 하나의 meaning을 찾는 것은 내 일도 아니고 전문가라도 어렵겠지만 최소한 작가가 어떤 의도로 이 소품들을 하나하나 선정하고 정성스레 작업을 했을지 상상하는 것은 재미있다. 


콜리에르 <Vanitas - Still Life with Books and Manuscripts and a Skull> 1663



호안 미로다. 


그의 아이같은 그림이 계속 좋아지는 중 


그의 작품을 마이아트뮤지엄 (천고 낮고 전시기술이 그러그러 한...)에서 처음으로 본 것이 패착. 지금은 단순하고 정교하며 상상의 여지를 주는 그의 그림들을 좋아한다. 


괜히 스페인 국민작가가 아닌 것 


제목도 그냥 <Painting>이라니...


마음대로 상상하라는 그의 배려이자 자존이다. 


호안미로 <Painting> 1953



장 뒤뷔페의 작품


이번 작품은... 음... 누구더라...  잭슨폴록과 친구이며 여인 추상으로 유명한... (시간경과) 


찾았다! 윌렘드쿠닝!!


그의 작품과 되게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이번엔 뒤뷔페가 여인의 몸을 해체해서 더 그렇게 느낀 듯하다. 

표현방법은 뷔페의 스타일이 맞는데 대상이 여인이다 보니 상당히 유사하다.


이렇게 전혀 다른 사람들에게서 유사성을 발견할 때 쾌감 쩐다!!


장 뒤뷔페 <Woman's Body (The Hairy One> 1950



금지표시가 되어 있는 작품은 촬영이 금지되는데, 


감상하는 사람들과 작품의 합이 좋아서 찍은 광경 속에.. 의도치 않게... 내가 원래는 찍고 싶었던 작품이 있어 확대해 봤다...


에드바르 뭉크의 <눈 속의 노동자들> 


뭉크가 인물을 대함에 어떤 일관성이 보이는 작품이다. 


<절규>를 그릴 때도 노동자들을 그릴 때도 그외 책에서 본 여러 인물들을 떠올려 보면 뭉크가 인간의 내면 어떤 부분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그만의 방식으로 그려내는지 유추할 수 있다.  


그가 그려낸 <눈속의 노동자들>에 감정이입이 되어 오래 지켜보았다. 그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본 노인의 뒷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늘의 베스트 중 또 하나) 



에드바르 뭉크 <눈 속의 노동자들> 1910



피카소는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술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가 사물을 새롭게 보는 방식, 인체를 비틀어 버린 표현방법, 회화적 완성도, 그가 전달하는 정서, 회화와 도자등 개인의 미술의 영역을 확장해 간 에너지 등등을 고려하면 인상주의가 한 시대를 풍미하듯 입체주의로 세상을 휩쓸어버린 그는 마땅히 가장 위대한 예술가이다. 


그러나 그를 좋아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인데 (소올찍히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작품은 내가 실제로 본 모든 피카소 작품 중 가장 좋았다. 


붉은색과 노란색을 주로 쓴다고 생각이 드는 와중에 블루가 주 톤인 그림을 발견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왔는데 대상도 크게 비틀지 않아 오히려 나에겐 편안하고 좋았다. 


소장은 진즉에 했으나 이번에 새롭게 디스플레이를 한 작품이라고 한다. 


회화로는 동선의 가장 마지막에 있었어서 가장 인상에 깊에 박힌 작품이기도 했다. 


(오늘 본 베스트 중 또 하나)


피카소 <Seated Woman with a Little Round Hat> 1942



자 그리고 상설전 마지막은 다시 로뎅 


레전드오브아너 미술관에서 처음 대하고 내적인 함성을 질렀던 <청동시대>와 입술이 붙었는지 안붙었는지 아직도 궁금한 <더 키스> 


이 둘을 일본도 보유하고 있었다. 다시 봐도 아름답다. 


<달아나는 사랑>이라는 작품도 책에서 보다가 처음으로 실물 영접


위의 피카소가 그러하듯 로뎅도 다작을 한 작가다. 그의 출신에서 나오는 부지러함과 숙련도가 있었을 것. 


로댕 <청동시대> 1877 원형
로뎅 <The Kiss> 1882-87

다시 한번 입술이 붙어있는지 떨어져 있는지 들여다 봤구요...이번에도 모르겠....


로뎅 <Fugit Amor, 달아나는 사랑> 1887



도쿄 국립 서양미술관은 기획전과 상설전을 통털어 내가 처음으로 대한 작가 (부르델, 알폰소 무하,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의미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전시기법이나 공간활용은 우리가 더 잘하는 것 같고 컬렉션의 수준은 우리보다 앞섰다고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 컬렉션에 좀 더 포커스하여 즐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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