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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Oct 27. 2023

도쿄 미술관투어 #3_ 도쿄도 미술관 "에곤실레전"

[23.4.12 발행]




다른 미술관은 무엇을 전시하고 있든 그 때 그 미술관이 하고 있는 전시를 볼 생각이었는데 도쿄도 미술관만은 에곤실레전을 한다기에 한국에서 부터 딱 타겟을 하고 갔었다.  


에곤실레전은 실레의 인기를 증명하는 긴 줄과 작품앞의 많은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그의 작품을 감상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대표작인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II> 때문에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일본은 작품 촬영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는데, 이렇게 거의 통으로 촬영이 불가능한 전시는 또 처음 


출구쪽의 몇점이 촬영이 됐다고 하는데 핸드폰을 들기만 해도 (시계 보려고) 어느새 요원이 제지를 할 정도로 엄격하여 출구의 작품은 찍을 수있게 해 주었는지 조차 몰랐다. 


여튼 단 한점도 사진을 찍지 못해 나중에 사진으로 복기하며 새로운 발견을 하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무슨 작품을 봤는지 조차 사람에 떠밀려 메모를 하기에도 버거웠기에 기억에 남았던 몇작품을 인터넷에서 찾아 (70년이 지난 작품들이므로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저작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작품을 놓고 포스팅을 하기로 한다. 


일단 나는 이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을 본 것으로 이 전시는 만족한다. 


에곤 실레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의 원본이 일본에 와있다니!!!

한국!!! 뭐하나요!!! 한국민도 좀 봅시다!!!


전시관 말미쯤 어느 방에 있었던 이 작품엔 작품의 명성에 맞게 사람들이 너무 많았지만 적절히 높게 작품이 걸려 있어 사람들 머리 위로 오래도록 볼 수 있었다. 


비스듬하나 정확히 관객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 특유의 피부표현, 밝은 배경, 회화에서 소품으로 자주 보지 못하는 꽈리열매의 독특함, 거친 붓질이 표현하고자 하는 불안정성 등, 모든 것이 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대단히 독특한 자화상이 되었다. 


클림트가 단번에 알아본 그림천재 실레가 스스로를 그린 그림이니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을 얼마나 잘 표현했을까...


그림속 실레는 보는 사람과 무언의 대화를 할 수 있을 듯이  보이고 본인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듯도 보인다. 


옹 다문 입술과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빛이 내가 말하게 해봐요.. 하는 듯하니 말이다. 


[참고사진] 에곤실레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 1912


처음 대면한 작품인데 작품이 너무 강렬하여 뇌리에 깊숙히 박힌 작품 


작품 제목을 써오지 못해 구글에서 한참 찾았다. 


앞은 실레인 것이 명확하고 뒤는 클림트의 작품에서 본 듯한 죽음의 신 같은 것인데 둘의 관계가 너무 밀착되있어 이 즈음 실레가 어떤 것을 느꼈으며 사람들에겐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했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또 어찌 보면 죽음을 표현했으나 그 형상은 실레에서 가져 온 듯 대단히 실레와 닮아 있다. 


살아있는 실레와 죽음을 표현하는 실레 


그래서 그림 앞에서 묘연한 느낌이 든 작품 


[참고자료] 에곤 실레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 II (죽음과 남자)> 1911



나는 위의 두 작품이 너무 강렬하여 다른 것들은 기억 저편으로 흘려보내고 있었는데 아래 꽃 작품은 그가 꽃도 그리고 풍경도 그렸던 시절이 있었음을 상기시켜 주어 의미가 있었다.   


정물속의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에곤실레만의 추상성이 들어간 꽃이라 감상의 재미가 두배인데, 꽃도 꽃이지만 뒤 배경의 색이나 표현방식이 꽃과 너무 잘 어울려 이 그림도 아주 오랫동안 들여다 보았다. 


에곤 실레 <Stylized Flowers on Decorative Background> 1908



그리고 출구 즈음에 촬영이 가능했다는 사진들 


에곤실레는 인물화, 초상화가 유명한데 이런 풍경화도 그렸다. 


원근법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내 시선이 사물에 가서 닿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내 시선앞으로 쭉 가져와서 캔버스에 2D처럼 구성해 놓은 방식이 너무 너무,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색감, 구도, 구성, 거친 붓질 까지도




에곤실레전에는 50여점이 넘는 바다 건너 온 작품들이 있고, 특히 그의 기기묘묘한 여성과 남성의 적나라한 누드화보다 그의 풍경작품, 정물작품, 그의 독특한 인물작품들도 많고, 게다가 클림트의 작품도 있어 너무 좋았던 전시였다. 


이 모든 것을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 내 감상의 방식 (충분히 본 후 사진을 찍어와 글을 쓰면서 다시 복기) 이 흔들리다 보니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전시긴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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