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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술관옆산책로 Oct 29. 2023

도쿄 미술관투어 #8_도쿄 국립 근대미술관 상설전

[23.4.27 발행]




국립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미술관들중엔 제일 좋았다.

컬렉션도 공간도 운영방식도 모두


우리나라엔 오키프 언니의 작품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오키프의 그 화려한 전성기의 작품은 아니어도 일단 오키프를 가지고 있어서 쪼매 부럽다.


친구가 이번 생일에 카라꽃을 사줬는데,

"담엔 오키프의 카라를 사줘~" 했더니 "그럴께~" 한다.

얼만 줄 알고 ㅎㅎㅎ

조지아 오키프 <접시꽃의 흰색과 녹색> 1937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도 가지고 있다.

또 부럽...


그의 전성기 삼부작 작품은 아니어도 일단 구색들은 잘 갖춰둔 일본미술관들 컬렉션


사전지식없이 덩그러니 이 작품 하나만 본 사람들은 이 작가를 뭐라고 생각할까...

갑자기 좀 궁금해지고 ㅎㅎㅎ

프랜시스 베이컨 <스핑크스 - 뮤리엘 벨처의 초상> 1979



칸딘스키도 있다.


아띄... 이제 쫌 마이 부럽네...


게다가 습작도 아니고 초기작도 아니고 전성기작이다.

바실리 칸딘스키 <The Whole> 1940



파울클레의 작품을 이렇게 많이 갖고 있다고오?

것도 주요작품들로다가?


파울클레의 작품을 이렇게 한꺼번에 여럿을 본건 도쿄근대미술관이 처음이다. 간간히 해외미술관에서 본 것 같은데 한점씩 봐서 그의 스타일을 규정하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여러 시기의 작품을 보니


아, 이런 스타일이구나, 나중엔 분별해 낼 수 있을 듯하다.

파울 클레 <Destroyed Village> 1920
파울 클레 <Small Autumn Landscape> 1920
파울 클레 <꽃피는 나무에 관한 추상> 1925
파울 클레 <Flower Terrace> 1937
파울 클레 <Conquest of the Mountain, 산의 정복> 1939



일본이 보유한 자랑스런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

빨간 똑단발의 꼬장꼬장한 노인네가 아니고 삶의 아픔과 시대정신이 모두 있는 아티스트다.


그의 호박 작품을 벗어난 작품으로 감상의 폭을 넓히는 중에 이렇게 본국에 새롭고 생소한 스타일의 작품이 있어서


"역시, 모국 버프!! 좋다!!!"


했다.

쿠사마 야요이 <Night>  <The Women>  <Untitled>  <The Sun> 1929 / 우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그녀의 광기와 집착이 보이는 작품


그녀여서 당위를 갖는 예술품이다


대 to the 단

쿠사마 야요이 <Revelation from Heaven, 천상의 계시> 1989
위 작품의 근접 확대 촬영본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 컬렉션을 뒤로하고 일본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가본다.

1950년대에 그려진 작품인데 대단히 현대적이고 세련됬다.

히가시야마 가이이 <Road, 길> 1950



너무 눈에 쏙 들어온 초상화 둘


첫번째는 다나카다테 박사의 초상


작가가 동경제국대학시절 박사의 교수 25주년을 기념하여 그린 그림인데 인물의 업적이나 인품이 그림 하나에 다 담긴 느낌이다.


이 그림이 다나카다테 박사에게 헌정되었다면 교수의 삶에 영광스런 기념품이 되었을 수준의 초상화라고 본다.

나카무라 쓰네 <다나카다테 박사의 초상> 1916


두 번째는 올망똘망 장난꾸러기 꼬마의 초상

우리가 식민과 해방으로 자비없는 시기를 살았을 1945년에 일본의 아이는 이런 모습이었다.

작가의 딸이고, 전쟁으로 전세계가 난리통에 작가의 가족으로 범위를 좁혀 작품활동을 계속한 결과물이다.



일본은 20세기 초반, 전세계에 큐비즘과 추상주의가 휩쓸던 동시대에 그에 준한 그림을 그렸구나...

요로즈 데쓰고로 <Leaning Woman,  기대선 여인> 1917


이 그림도 마찬가지

거기에 피에타를 보는 느낌까지 담았다

고가 하루에 <Mother and Child,  모자> 1922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그림임을 단번에 알아본 나님 칭찬.

여러 추상성이 들어갔지만 대상은 지금 강아지와 산책중이다.


재밌다.

오카모투 다로 <Dawn, 새벽> 1948



으이띠..

이렇게 대놓고 전쟁을 묘사한다고?


이게 반성의 의미로 그려지진 않았을 것이다.

청두의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고 위안을 받을 것이라고 보이진 않기 때문


그 당시 폭격은 이러했겠구나,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는 의미였다고 순화해서 생각하지만 이 장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편한 건 맞음


제작년도도 또 1945년, 그들이 패망을 인정한 해인 것이고


안젤름 키퍼가 전쟁을 마주하는 방식과는 다른 느낌이다.

이런 작품을 보고 <진주만> 같은 영화는 폭격장면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대단히 영화적으로 느껴지는 작품  

오가와라 슈 <Bombing Chengdu, 청두 폭격> 1945



근대미술관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들은 바로 일본풍이 잔뜩느껴지는 이런 병풍들


하필 나가면 벗꽃이 흐드러지게 핀 계절이라 안에서 이 작품들을 보는 것이 현실인지 그림인건지 헤깔림으로 그림에 몰입도가 극대화된 작품들이었다.


열두폭 병풍은 국룰인가,

장쾌하게 뻣어나간 화폭은 완벽하게 계절을 실내로 가져왔다.  


이 병풍을 품은 곳은 1년 내내 봄이고 벗꽃의 향연일 것이다.

작품이 갖는 파워, 계절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

기쿠치 호분 <Fine Rain on Mt. Yoshino, 가랑비 내리는 요시노> 1914
위 작품의 벗꽃 부분 확대 촬영 본


6폭 짜리 병풍을 두개를 나란히 놓았는데,여백의 미가 충분히 산 이 아름다운 그림은 나도 집에 들일 수 있겠다, 꿈꾸게 했다.


집안에 벗꽃을 들이고 시와 서와 화를 논했을까...

일본인들의 풍류가 엿보인 작품

아토미 교쿠시 <Screen of Cherry Blossoms, 벗꽃 병풍> 1934


벗꽃이 피던 시기가 지나고 파릇파릇 잎이 솟은 봄나무가 싱그럽다.

채 떨어지지 않은 꽃잎이 연두빛 고운 잎사귀와 어우러진 자태가 가이 고와 숨멎 했다.

숨은 듯 자리 잡은 작은 참새도 앙증맞다.  

스즈키 기미코 <Mild Spring Day, 온화한 봄> 1936
봄꽃들의 향연이었던 전시실 모습



다음으론 조각/설치품들 컬렉션


권진규작가의 <손>이 떠올라 찍은 작품

나에게 손은 권진규의 <손>이고 다른 작가의 손을 보면 권작가의 <손>과 비교한다.


손에도 여러 표정이 있을 건데 이 손의 표정은 무엇일까... 고민의 끝점에 아직 다다르지 못했다.

다카무라 고타로 <Hand> 1918



모리 미술관에서 본 작가의 작품을 이곳에서 다시 발견

그(녀)는 이런 Material을 가지고 이런류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구나

아오키 노에 <Moya 2018-1, 구름 골짜기 2018-1> 2018
아오키 노에 <Tamagumori 7, 옥담 7> <Tamagumori 6, 옥담 6> 2011 / 왼쪽부터


이제 다 봤고, 다리가 아프니 나가기 전에 잠시 앉아 좀 쉬자.. 하다가 발견한 안토니 곰리의 작품


처음엔 곰리 작품인 줄 몰랐고, 그저 내 눈에 걸린 저 작품의 바깥 작품은 Reflection인건가 진짜 밖에 있는 건가.. 대에강 보면서 앉아있다가


Reflection이라고 하기엔 너무 선명하지? 나가 보까?


하며 나가다 보니 작가가 안토니 곰리


횡재한 느낌, 뭔지 알죠...?


단번에 유리창에 비친 것이 아니라고 알아보기에도 묘하게 정확히 반사 되있어서 시각의 불완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곰리 작가가 작품을 제작한 후 설치 위치를 직접 여기로 잡았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의 무념무상한 시선에 딱 걸리라고


제목도 <Reflection>

안토니 곰리 <Reflection, 반영/사색> 2001 (내부)
위 작품의 외부



도쿄 국립근대미술관은 현재 최고다.  

도쿄는 또 오게 될 것인데 올 때마다 들르고 싶은 원픽 미술관이 됐다


올때마다 인사할 대상도 생겼고 (곰리의 작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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