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무료해진 당신에게
28살 인턴 직원과 함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4월의 어느 날 점심을 먹고, 회사 옆 대학교를 산책하고 있었다. 벚꽃이 만발한 캠퍼스에는 한 남학생들이 벚꽃나무를 흔들며 여학우를 위해 벚꽃 눈 내림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들의 미소와 웃음소리는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끌만큼 상쾌했다.
"미루님, 아.. 저들을 보니까 대학교 시절이 그립네요. 다시 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네요. 그러면 인생을 잘 살 자신이 있는데.."
나는 인턴에게 물었다. "어떻게 잘 살 건데요?"
인턴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자격증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스펙을 만들어서, 취업이 잘 되게 준비 했을 거예요"
과거를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체계적인 스펙 만들기를 한다는 대답은 사실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럼 그때로 돌아가면 행복하게 살 자신 있나요?"
인턴은 한동안 말이 없이 걷다가 이야기 했다. "그렇네요.. 그렇다고 다시 행복할까요?.."
날씨 좋은 봄 날 인턴이 갑자기 너무 풀이 죽어 있는 것 같아서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만약 그런 기회가 있다면 28살로 돌아가고 싶어요..." 인턴이 흠칫 놀라 했다.
"JY님, 지금 JY님은 내가 간절히 돌아가기를 원하는 28살을 살고 있어요. 그러니 나 대신 후회 없는 28살을 보내 보아요.."
그 후로 우리는 회사로 돌아오는 길 내내 서로 말이 없었다.
내가 무심코 던지 그 돌이 그에게 희망이었는지 혹은 냉소이었는지는 몇일 지나보면 알게될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