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으로 면담을 오시는 많은 분들께서 '사실은 말이죠'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리고 영어로 진행하는 미팅, 대화에서 한국분들은 특별히 'actually'라는 부사를 많이 사용하신다.
얼핏 들으면, 이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이 들 수 있으나, 한번 더 생각해보면 이 말씀들은 대부분 본인이 생각하시는 주관적인 인식이 대부분이다.
- 사실은 지금 사업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 A직원이 얼마나 불성실한지 아시죠? 사실 나는 그 직원 포기했어요.
- 사실 내가 임원까지 갈 수도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다른 것을 배운 것도 아니어서 걱정이네요.
- 내가 무슨 성희롱을 했다고 하세요? 사실 그 친구들이 같이 있을 때는 좋다고 맞장구치더니, 지금은 나와 사이가 틀어져서 나를 쳐내려는 모략입니다.
- 우리 부서는 사실 인원이 너무 부족해서, 지금 하고 있는 일들도 겨우 허덕이고 합니다. 어떻게 새로운 일을 받을 수 있겠어요.
일상생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런 말들에 대해, 반대로 이런 생각도 든다.
- 우리가 언제 사업환경이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가?
- 매니저와 직원 간의 관계가 단순히 틀어진 것은 아닌가?
- 임원까지 갈 수 없다는 것은 본인의 타협이 아닌가?
- 음담패설을 회사에서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닌가?
- 인원이 부족하지 않은 부서가 있었던가?
아울러, 나는 동일한 상황에서 다르게 말하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 사업 환경에서 가/나/다의 이슈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A/B/C의 기회에 더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 A직원이 근태, 업무성과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는데, 그 배경과 이유에 대해 충분한 대화는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나는 임원이 되어 많은 사람을 이끌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알고 채우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음담패설을 한 적이 있었는데, 어떠한 이유에서든 회사에서는 적절한 언행이 아니었던 것 같네요.
- 지금 우리 부서의 역량과 맨파워로 새로운 일을 맡는 것에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가 불필요한 일들을 버리고, 새로 일을 배분하는 등 효율성을 더 발휘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나는 분명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들의 창의성과 고견을 부탁합니다.
과학적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회사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들은 '사실' 자체에 대한 논쟁과 토론보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느냐의 문제에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주관적 인식에 있어서 '긍정적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인사팀이 채용 면접의 인성 부분 검증에서 긍정적 성격을 가진 분에게 손을 들어주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