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부정사는 문장을 줄이는 기술

형용사적/부사적 용법 & 영자신문 공부법

by 미루나무
“엄마, 이 문장 이렇게 해석하면 돼?”
to부정사형용사부사.jpg NE Times Junior 월간지에 수록된 영문기사

요즘 딸아이는 영자신문을 읽는다. 3년 넘게 루틴처럼 풀던 독해문제집을 잠시 내려놓고, 이제는 한 권짜리 영자신문 월간지를 ‘꼭꼭 씹어 먹는’ 방식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간 영어책을 슬렁슬렁 읽던 방식보다는 좀 더 복잡하다. 음원을 듣고, 소리 내어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 단어장을 만든다. 그다음부터 엄마의 관여가 들어간다. 직독직해를 같이 하고, 요약을 말로 풀어보고, 노트에 직접 영작까지 한다. 영자신문 하나에 이렇게 많은 활동이 들어있다. 영자신문 공부법은 아래글 하단에 수록해 두었다.


요 며칠 전,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기사를 읽고, 한 문장씩 해석하는 것을 들어보았다.

He was elected to be pope after his predecessor retired.


“그는 선출되었다. 교황이 되기 위해. 전임자가 은퇴한 후에.”

아이의 해석은 얼핏 보면 맞는 것 같지만, 이상하게 어색했다. 아이에게 네가 느낀 대로 다시 자연스럽게 해석해 보겠냐 물으니 '그는 교황으로 선출되었다'라고 바로 맞는 해석으로 번복했다. 동사 다음에 to부정사가 나오면 보통 '~을 위해'라고 해석하면 된다고 알려주었더니, 그렇게 끼워 맞춰 해석을 시도해서 어색해진 거다. 영어 문법이 그렇듯 '늘 그런 건' 아니다.





to부정사는 문장을 간결하게 만드는 기술



나는 아이에게 to부정사의 정체를 '문장이 여러 개 있는 걸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서 생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영어 초급자는 말을 나눠서 한다.

“I have homework. I should do it.”

그런데 영어가 조금 익숙해지면 이렇게 줄인다.

“I have homework to do.”

얼마나 깔끔한가. 두 문장을 하나로 만드는 기술. 하지만 간결해진 문장 안에 생략된 의미가 담기기 때문에, 자칫 잘못 해석하면 어색해진다. 짧아진 to부정사의 문장을 보면, 원래 두 문장은 어떤 걸까 떠올려보면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오늘의 글은 to 부정사(to V)를 문맥에 맞게 해석하기 위한 형용사적, 부사적 용법에 대한 글이다. 문장에서 to 부정사를 만났다면 원래 있었던 두 문장은 뭐였을까 생각해보는 습관을 가져보자.



형용사적 용법


명사 + to V : '-하는 / ~할'


I have a list to do.

→나는 목록이 있다/할

두 문장으로 생각하기 - I have a list. I should do it.


to do는 바로 앞의 list라는 명사를 꾸며주며 '할 목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to부정사가 형용사처럼 명사를 꾸며주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미쉘린 식당은 적어도 한 번은 방문해야 할 곳이다." 이런 고급 어휘를 말하고 싶을 때에도 심플하게 생각하면 된다. '방문해야 할 곳'이라는 말에서 to 부정사를 쓴 명사를 쓰면 되겠구나 하고 문장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미쉘린 식당은 장소다 / 방문해야 할/ 적어도 한 번은

이 순서대로 다시 영작을 해보면,

A Michelin-starred restaurant is a place to visit at least once.




부사적 용법



1. 감정형용사+ to V : '-해서 (내 감정이 이래)' , 감정의 이유


She was surprised to see me.


to see me를 어떻게 해석해야 가장 자연스러울까?

1) 그녀는 놀랐다 / 나를 볼

2) 그녀는 놀랐다 / 나를 보기 위해

3) 그녀는 놀랐다 / 나를 보고서


이 글을 읽을 능력이 되는 정도라면 당연히 3번을 고를 것이다. 감정형용사가 먼저 나오고, to가 나온다면 어떤 이유가 뒤에 붙은 것이다.

두 문장으로 생각하기 - She was surprised. She saw me.

습관적으로 인사말로 말하는 Nice to meet you. 도 '만나서(이유) 반가워(감정)'라는 걸 생각하면 훨씬 쉽다.



2. 동사 + to부정사 : '~하기 위해 (이런 걸 했어)' , 행동의 목적


I studied to pass the test.

→ 나는 공부했다 / 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두 문장으로 생각하기 - I studied. I wanted to pass the test.

여기에서 쓰이는 to는 사실 'in order to'를 더 짧게 줄인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in order to라는 말 자체가 '(어떤 목적)을 위해'라고 해석을 하는 것인데, 조금 더 캐주얼하게 바뀐 표현이 to로 짧아졌다고 볼 수 있다.




3. 동사 + to be/become ~ : '(어떤 일을 해서) ~으로 되었다' , 자연스러운 결과


앞서 서두에서 말한 문장 유형이다. 조금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해석을 해보면 앞뒤 관계를 보는 눈치가 필요하다.


He was elected to be pope.

→그는 선출되었다/교황으로

두 문장으로 생각하기 - He was elected. He became pope.


비슷한 문장을 또 제시해 보면,

She grew up to be a famous doctor.

→그녀는 자랐다 / 유명한 의사로

두 문장으로 생각하기 - She grew up. She became a famous doctor.


to부정사의 앞뒤 관계를 보면 앞에 있는 동사가 먼저 선행되고서, to 부정사가 앞 행동(grew up)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사건을 말해준다.


이걸 한 번 이해하면, 이제는 to부정사를 만날 때마다 “무엇을 간결하게 말하려고 줄였는지”를 상상하게 되지 않을까? 그 문장의 원래 두 문장을 떠올려보는 것. 아이에게 문법을 가르치려고 파고들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먼저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


“to부정사는 영어가 쓸데없는 말을 줄이려고 만든 방식이야. 짧아진 대신, 그 안에 숨은 뜻을 우리가 잘 읽어내야 하는 거지. 원래 어떤 문장들을 말해보려고 했을까?”


to부정사를 배운다는 것은 더 많은 걸 담는 기술을 배운다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자.





꼭꼭 씹어 먹는 영자신문 독해법


영자신문 공부 시기

영자신문 시작하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한글로 된 비문학지문을 무리 없이 읽는 수준이라면 초등 고학년 때나 중학생 때 시도해 볼 수 있다. 나의 경우는 아이가 독해 문제집을 몇 년간 꾸준히 풀어왔지만, 최근 급작스럽게 어려워지는 지문과 어휘로 권태기를 느끼는 것을 보고, 새롭게 꺼낸 방법이 영자신문이었다. 아이가 비문학지문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어려운 어휘를 만났기 때문인데, 영자신문은 최근 시사를 다루기 때문에 비교적 대화하기에도 편하고 유튜브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영어실력에 재미를 더해줄 수 있다.


공부하는 방법

준비물 : 영자신문, 스마트폰 또는 패드, 단어장, 노트, 형광펜, 필기구

1) 집중 듣기 : 음원을 들으며, 텍스트를 눈으로 따라 읽는다.

2) 읽기 : 직접 소리 내며 텍스트를 읽는다.

3) 어휘 : 모르는 단어를 찾아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단어장에 정리한다.

4) 독해 : 한 문장씩 직독직해를 해본다.

5) 나의 언어로 말하기 : 전체 기사를 나의 언어로 요약해서 말해본다.

6) 쓰기 : 별도의 노트에 요약한 문장을 영작한다.

7) 이해도 : 기사 뒤에 수록된 워크북을 풀어본다.


시간은 보통 30~40분 정도. 나는 주로 4단계부터 6단계에서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고, 간단한 첨삭을 도와준다. 나머지는 QR 해석과 AI 도구(ChatGPT나 파파고)를 활용하면 스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to부정사형용사부사2.jpg NE Times 기사 뒤 수록된 workbook


영자신문 구독 전 꿀팁 하나

NE Times (엔이타임즈), Junior Herald, The Junior Times 처럼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영자신문 콘텐츠는 다양하다. 영자신문으로 공부를 해볼 생각이라면 바로 6개월, 1년 구독하기를 하는 것보다, 각 신문사에 샘플을 신청해서 받아보고 먼저 공부해 본 후에 좀 더 맞는 톤과 레벨을 경험해 보고 구독을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꾸준히 할 각오가 되어있다면, 장기간 구독을 해도 되지만, 방학이나 특정기간 집중해서 하기로 했다면, YES24 플랫폼에서 영자신문 최신호를 개별구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있다.


우리 아이의 경우도 비문학독해를 섬세하게 다루기 위한 목적으로 영자신문을 도입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샘플로 일주일을 공부해 보고, 그다음은 YES24에서 NE Times Junior 최신호 한 권만 구매해 진행하고 있다. 일단 지금부터 2달 진행을 하고, 학기 중에는 독해문제집으로 돌아갔다가 또다시 방학 때 다시 영자신문 독해를 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구성해보고 있다.


아이의 반응을 한 달간 살폈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아한다. 시사에 기반한 주제를 다루다 보니 아이의 배경지식이 넓어지고, "교황은 어떤 역할을 해? 콘클라베는 어떤 방식으로 선출하는거야? 밤을 새기도 해?" 이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도 조잘조잘 던지면서 같이 답을 찾아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꼬물꼬물 기어다니던 아기가 한 걸음 한 걸음 걷기 시작할 때, 박수치며 기뻐했던 순간을 기억해본다. 영어를 통해 세상에 한 걸음 한 걸음 딛고 나아가는 아이를 보며 마음 속으로 박수를 치며 응원한다.




※교재 공유합니다. 무상으로 배포하지만, 상업적인 목표로 활용 시에는 꼭 문의해 주세요.

https://www.notion.so/Unit-19-To-22577ad4d02c80d5869dc1ec8c193e9e?source=copy_link


※시중 문법 문제집으로 복습하기

Grammar Inside Level 1 : Chapter 09 to부정사와 동명사 (p.118)



※문법문제집 고르기 팁은 아래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s://brunch.co.kr/@mirutree/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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