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부정사의 명사적 용법
'to부정사'라는 말을 아이들이 처음 들으면, 십중팔구는 '부정적인 말이야?'하고 되묻는다. 역시나 한자용어로 가득한 영문법의 세계에서는, 용어부터 정리해 줘야 영포자의 길로 가려는 아이들을 붙들어 놓을 수 있다.
부정사 - 不定詞
한자어로 不定詞, 즉,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앞서 동사는 갖가지로 변화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시제에 따라서 3단 변화를 하기도 하고, 주어에 따라서 s가 붙기도 하는데, to 부정사는 'to가 붙은, 정해지지 않은 동사형'이라는 의미에서 그 이름이 붙었다. 그래서 to부정사는 항상 'to + 동사원형'의 꼴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to부정사, 이름을 가질 만큼 문장 안에서 아주 대단한 영향력을 펼친다. to부정사는 문장 안에서 명사처럼도, 형용사처럼도, 부사처럼도 쓰인다. 그러니까 한 단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품사의 성격을 지닌 말 덩어리인 셈이다.
이번 편에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명사적 용법부터 천천히 풀어보려고 한다.
to부정사가 명사로 쓰일 땐 해석이 딱 이렇다. ‘~하는 것’. 문장 안에서는 명사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에 들어간다.
To read books is fun. → 책을 읽는 것은 재미있다. (주어)
I like to read books. →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목적어)
My dream is to read every day. → 내 꿈은 매일 읽는 것이다. (보어)
이렇게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주어, 목적어, 보어로 쓰인다.
그런데 가끔 이런 문장을 만들다 보면, 문장 맨 앞에 to부정사가 너무 길게 오는 게 어색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To finish all this homework before dinner is really hard.
to부정사로 만든 주어가 다소 길고 어색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영어에서는 이렇게 고친다:
It is really hard to finish all this homework before dinner.
문장의 진짜 주어는 to부정사 부분, 앞에 있는 It은 가짜 주어, 말 그대로 형식만 채워주고 자리를 차지하는 녀석일 뿐이다. 그래서 해석할 때는 it은 해석하지 않는다. 그냥 ‘~하는 것은 어렵다’ 식으로 to부정사부터 의미를 잡는다. 아이에게는 이렇게 설명했다. “it은 껍데기야. 뒤에 있는 to부터 해석해.”
보어로 쓰이는 경우에는 문장 안의 ‘누군가’를 보충해서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보어가 무엇인지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전에 배웠던 2 형식과 5 형식을 들춰보자)
Her goal is to win. 그녀의 목표는 이기는 것이다.
→ 주어를 보충하니까 → 주격보어
Dad told me to be careful. 아빠는 나에게 조심하라고 하셨다.
→ 목적어(me)를 보충하니까 → 목적격보어
이 구분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은 ‘누구에 대해 더 설명하고 있느냐’를 보면 보인다.
이 모든 문법 설명은 결국 문장을 더 쉽게, 더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문장을 한 줄 보면 의미가 보이도록, to부정사라는 말 덩어리를 단박에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문법이 중요한 이유는 딱 하나, 해석을 쉽게 하려고 배우는 것이라는 걸 다시 떠올리자.
to부정사는 그 출발선에서 가장 자주, 가장 다양하게 등장하는 표현이다. 그러니 용어에 쫄지 말고 정확히 이해하자.
to부정사는 명사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다음 글에서는 to부정사가 형용사처럼, 그리고 부사처럼 쓰일 때의 모습을 살펴보려 한다. 문장의 겉모습이 아니라, 의미의 흐름을 중심으로. 아이와 함께,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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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문법 문제집으로 복습하기
Grammar Inside Level 1 : Chapter 09 to부정사와 동명사 (p.118)
※문법문제집 고르기 팁은 아래글을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