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 다이어리 #6
작업실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 유독 무리씨 마음에 머물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번 머리칼을 짧게 자르곤 이발을 했다며 멋쩍게 웃는 그녀도 그 중 한명입니다.
우린 친구처럼 이내 친해졌습니다.
처음 본 사람인데도 참 기운이 맑은 사람이라 느껴졌습니다. 그 기운이 예뻤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무리씨보다 나이는 많지만 무리씨보다 맑아보였습니다.
어느 날 그 맑음 속에서 슬픔을 보았습니다.
물론 아픔없이 맑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 날 보인 그 슬픔은 깊은 상처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예쁘고 똑똑하고 남들보다 용기있게 후회없이 멋지게 산 사람 같았는데, 그리고 웃는 모습이 그 어떤 슬픔에도 지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느 날 그녀가 ‘저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안 괜찮은 거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스스로가 선택한 삶이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도 그래서 다시 일어서는 그녀지만도 저 안 깊숙이 또 다른 그녀는 아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아서 그림을 배우러 작업실에 방문했다는 그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 그날 저녁
“아픈 것을 숨기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눈물이 나면 울고 아프면 아파하고 화나면 화도 내보고 그러세요. 좋은 감정이든 안 좋은 감정이든 들어나는 것은 들어내어 보는게 맞는 거 같아요. 충분히 그러셔도 될 거 같아요” 무리씨가 말했습니다.
“네 어느 날 자다가 문득 화가 나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제가 아파하고 있었더라구요..”
“ㅠㅠ”
그렇게 맑은 그녀가 아파하고 있는 것이, 웃는 얼굴로 아프다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무리씨 본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여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사람들은 제각각 아파하고 있는 거 같아요. 모두가 말이에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게 살아가기만 할 순 없는 거 같고 그런 자신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할 거 같아요. 누가 대신 아파해 주는 것이 아니듯 내가 나를 토닥거려 주어야 할 거 같아요. ‘괜찮아. 그럴 수 있어. 그러니 괜찮아’라고 말이죠”
“맞아요. 좋고 나쁨이 없는 거 같아요. 그럴 수 있어요. 그러니 괜찮아요”
머리를 길러도 예쁠 것 같은 그녀가 매번 짧게 머리를 자르고 웃으며 나타나는 그 모습에서 왠지 모를 ‘오롯이 서고 싶은 다짐‘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픔도 보이고 슬픔도 보이고 고독도 보이지만 그녀의 좋은 기운이 더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당신도 당신의 좋은 기운을 그렇게 웃으며 안아주세요. 당신은 그 어떤 모습으로도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우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