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결혼. 이혼

노처녀 다이어리 #25

by 무리씨

"음..그래서 이혼을 생각했구나...휴우..그랬구나.......어 그래. 담에 또 통화하자."


무리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 않은거냐 못한거냐라고 묻는다면 답하기 애매한 면도 있지만. 안한거니 못한것도 틀리지는 않아 보입니다.

결혼은 연애의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연장선이 아닙니다.

결혼은 너무나도 사회적인 제도여서 연애와 사랑과 별개일지도 모릅니다.

흔히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자아의 욕심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떤 제도적인 틀에 묶이게 되면 기대와 현실의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죠.

사랑하니깐 결혼한다. 사랑의 결말은 결혼이어야만 하는 듯한 그 누구도 의심하려고 하지 않는 이 순서를 우리는 너무나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건 아닐까요?

사랑하면 그냥 사랑하는 것이지. 꼭 무엇을 해야만 사랑이 이어지는 것은 아닐터인데...


무리씨 또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사랑하니까’라는 단어를 무기로 무언가를 강요하고 얻으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양심에 수건을 살짝 덮거나 그 모순적 측면을 외면하고 ‘사랑‘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자기논리에 힘을 싣습니다. 별로인거 알지만 그렇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내 마음이 편해진다면 사랑한다라는 핑계로 상대에게 많은 강요를 하게되죠.

무리씨는 결혼을 한 가족들. 친구들 등 지인들에게서 이혼 이야기를 종종 아니 자주 듣습니다.

결혼도 해보지 않은 무리씨가 무슨 이야기를 해 줄순 없지만 충분히 듣다보면 힘듦의 문제가 상대의 문제인지 본인의 문제인지 헛갈리 때가 있습니다.

사람은 안바뀐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단 사람만 그럴까요? 동물도 식물도 한 번 만들어지면 잘 안바뀝니다. 모두 그 습성대로 상황대로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그걸 굳이 바꾸려고 하고 맞추려고 하니 서로가 더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압니다. 모두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살려고들 하지만 도저히 서로가 힘이 들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이혼을 생각하는 것 아닐까요.

이혼을 수십번을 생각하다가도 못하는 이유는 얻는 것 보다 잃거나 안좋은 경우들이 더 많기 때문에(아이문제 등등) 참고 사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행복하자고 만인들 앞에서 축복받으며 사랑을 맹세하며 결혼한 이들이 불행하다고 말하면서 이혼을 이야기 합니다.

뭐. '이혼'. 본인의 행복이 우선이기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했으니 더 행복하기 위해 이혼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축복받는 결혼이면 축복받는 이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처받고 숨기고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거 마냥 평생 그 업을 이고 마음 작아져서 살 거라면 이혼하지 않는게 더 나을 지도 모릅니다.


무리씨가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계속 싸우는 부모가 서로 너무 불행해 보였기 때문에 무리씨는 이혼한다는 엄마 아빠의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그리고 진정 그들이 행복해지길 바랬습니다.

그로부터 20년도 훌쩍 지난 지금.

이혼 후 속세를 떠난 무리씨의 아빠는 (스님 아니고 그냥 홀로 수양하심) '그는 지금 이대로 행복하시구나..'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의 삶이 충만해 보입니다.

무리씨의 엄마는 이혼이라는 멍울(?)같은 아픔과 억울함에 사람들에게 아직도 부분적으로 부끄러움을 느끼며 가끔 아파하시고 눈물을 흘리십니다.

물론 상황이 다르고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맞고 틀리다는 것은 아집니다. 다만 그녀는 엄마가 더 스스로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고 할까요.. 사실 엄마가 일부분 당당하지 못한 것은 이 사회의 시선 때문일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도적 사회에서 특히 엄마세대 사람들에겐 더더욱 그럴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씨는 엄마가 행복하게 자신을 더 사랑하길 바랍니다. 엄마로써보다 오롯한 한 여자로써의 그녀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렇게 이혼을 이야기 했다고 해서 무리씨가 이혼을 주도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결혼은 신중해야하는 것이 마땅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혼을 해야 할 때는 잘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이혼후의 삶이 건강히, 조금 더 충만히 될 수 있도록 말이죠.

물론 경험없는 무리씨로서는 주제 넘는 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을..이혼을..;;


여튼

결혼을 하든 이혼을 하든 미혼으로 살든

타인때문이 아닌 스스로 행복 할 수 있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누구때문에 불행하고 누구때문에 행복하다면 그럼 자신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결국 불행도 행복도 자신의 것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나니 다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네요.. 오늘도 생각이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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