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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리씨 Nov 07. 2018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 오만

feat 노처녀다이어리#53

답답하게 왜 저렇게 생각하는 거지? 저 생각들을 바꿔주고 싶다.



누가 누구를 고치랴. 자만은 금지.






이런 말이 있습니다.
-물건은 고쳐 쓸 수 있어도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 -

자취생활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혼자 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ㅡㅡ;;)
혼자 살다보니 돈을 아끼기 위해 웬만한건 혼자서 고치고 해결하려는 습관이 무리씨에겐 생겼죠.
전문가에게 부탁하면 돈이 들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수리나 문제는 스스로 직접 해버립니다.
처음엔 ‘내가 이런걸 왜 하고 있나’ 하고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요령이 생기면 고치는 재미의 쏠쏠함도 알게되고 심지어 응용도 하면서 고치기도 합니다.
물론 한번에 쉽게 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이상하리만큼의 집착으로 끝을 보고자 애쓰며 끝내는 해결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십수년의 삶을 살다보니 본인이 웬만큼은 다 고칠 수 있다는 꼰대같은 기질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을 했었던 경험 때문인지 상대가 옳지 않거나 잘못된 부분이 보이면 지적하고 변화하게 만들려는 기질도 강해졌죠.

남자친구와의 일이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일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친구들 때문에 힘들어 하거나 가족때문에 힘들어 할때 마치 내가 정답이라도 알고 있는듯
‘그건 그렇게 말하니깐 그런 반응이 나오는거야. 앞으론 그렇게 말하지 않는게 좋겠어’
‘그렇게 다니니깐 그러는거야. 머리도 깎고 옷도 단정하게 입어’
‘내가 말하는게 맞을꺼야, 그러니깐 그렇게 생각하지 마 이제’
‘왜 그렇게 생각 안하는거야?’
‘뭘 그렇게 말하지 말라는 거지? 난 오빠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등등등...의 말들로 충고한답시고 지적을 했습니다.

말하는 뽐새며 행동이며 생각이 변함없이 무리씨스럽네요
어느 날 남자친구는
‘너 왜 그렇게 말하지? 그럼 너는 내가 하지 말라고 하면 그렇게 안할수 있니? 니가 말하는 것이 정답이고 옳은거니?’ 라고 반문을 합니다.

당당히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남의 행동과 생각은 바껴야한다고 쉽게 말하면서도 정작 무리씨 자신은 자기 생각대로 하고 상대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고집불통임을 본인은 알고 있습니다.
바뀌지 않는건 상대가 아니고 어쩌면 본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건처럼 틀리고 잘못됐다고 쉽게 고쳐 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의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에는 정답이 없고 유기적이어서 물건처럼 나사 하나의 문제, 전선 하나의 문제가 아닌것이죠.

그리고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것도 틀린것도 아닙니다. 그저 다를 뿐이죠.
사람을 고쳐서 내 입맛대로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이며 오만이 아닐까요.
사람과는 그저 타협과 대화, 이해가 있을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리론 알면서도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인스타그램 miryu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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