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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리씨 Apr 06. 2019

비보호 좌회전/ 삶의 속도

feat노처녀다이어리#56



무리씨는 호기심이 많습니다.

좋은 정보와 빠른 삶의 방법을 알려줘도 그대로 하지 않고 꼭 본인이 생각한대로 해봐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하지말라고 하는것도 왜 그렇게 하면 안되는지를 직접 해봐야 고개가 끄덕여진달까요.

부러 고생을 사서하는 전형적인 타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인 삶의 속도보다 그녀는 조금 느립니다. 직진해도 될 길을 돌아가다보니 시간이 그만큼 더 걸리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그렇게 길을 돌아가다보니 알지 못했던 골목골목의 사잇길도 알게되고 생각지 못한 시선들도 접하게 되고 나만의 속도도 알게 되었습니다.

직진하지 않고 돌아가다보니 하지 않아도 되는 실수도 하고 스스로의 못난 모습들도 많이 마주하게 되지만 그 시간들이, 그런 삶의 고민들이 현재의 무리씨를 있게 해 주었습니다.

때론 ‘난 왜 이렇게 답답하게 더디고 매번 스스로를 고생시키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만약 이런 스스로를 잘 알지 못하고 남들이 시키는대로 직진만했다면 다시 이 자리에 와서 결국 더 크게 돌아갈수도 있었을 거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무리씨처럼 삶의 셈이 빠르지 못한 사람은 이렇게 같은 길도 빙 돌아서 가는 것 같습니다.

쉽게 직진을 못하는거지요.

그렇지만 신호를 어긴 것도 아니고 잘못 간 것도 아니니 틀린 길로 간 건 아니지 싶습니다.

그저 다른 길로 조금 돌아간 것 뿐,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뿐이니까요.

삶의 속도는 다 다르니까요.

비보호 좌회전 인생입니다.



miryu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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