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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리씨 May 09. 2019

일 /원룸

feat노처녀다이어리 #58





스물살에 올라와 혼자 살아가야 했던 서울.

이곳의 삶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열심히 일했는데 사는 모양새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죠.

나이를 먹어가면서 반지하나 원룸에서 벗어난 집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서울에서 그런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근데 매년 아파트는 미친듯이 많이 지어지고 인구는 점점 준다는데 왜 내집을 마련하기는 이리 어려운 것일까요?

도대체 누가 그 많은 집들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집을 사는건 고사하고 원룸 전세를 얻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잘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쉬고 싶어도 못 쉬며 일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지쳐버린 스스로를 발견한 어느 날,

이 모든 걸 멈춰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밀려왔습니다.


“일을 그만두자!”

온종일 꼼짝도 안하고 이불 속에 누워서 내린 결론이었지요.

결심을 하고 나니 덜컥 겁이 나면서도 예상치 못할 미래에 대한 기대가 생기기도 하고 또 이런 결심을 한 스스로가 조금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근데, 일을 안하면 계속 원룸에서만 살게 될까?’

‘후회하면 어쩌지?’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이런 걱정들은 후불로 미뤄두고 무리씨는 일을 그만 두기로 결심했습니다.

좀 쉰다고 무슨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더 일한다고 엄청남 부자가 될 것도 아닌데 고민은 그만하자고... 내 마음의 소리도 좀 들어주자고 다독이면서요.


그렇게 좀 쉬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iryun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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