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7년 차. 나는 한 번도 '칼'을 빼본 적이 없었다.
어려운 사람도 포용하면 변할 거라 믿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2022년 연말. 나는 처음으로 칼을 빼야 했다.
2018년, 팀을 맡은 첫 해. 나는 '탕평책'을 썼다.
팀의 가장 고참인 한 책임. 15년 차 베테랑. 능력은 있었다. 하지만 협업이 어려웠다. 본인 생각만 맞다고 했다.
전임 팀장과 계속 충돌했고, 나도 그 시절을 함께 보냈으니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새로 팀을 맡았으니, 새로운 시작을 해보자.' '이 사람도 포용하면 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처음 6개월은 좋았다.
"요즘 회사 다닐 맛 나네요." "팀장님이 저를 인정해주시니까 신납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사람은 인정받으면 변하는구나.'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 성향이 드러났다. 오히려 나의 지지를 힘입어 더 강해졌다.
"그건 아니지. 이렇게 해야지." "내 경험상 그런 건 안 돼." "원래 이런 거야. 내가 다 해 봤어."
그의 입버릇이었다.
2019년 어느 날. 한 젊은 선임이 내 자리로 왔다.
"팀장님, 저… 이직하려고 합니다."
"왜? 무슨 일 있어요?"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맨날 '답정너'예요."
"답은 정해놓고 내 의견만 들으려는." "같이 일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내가 이야기해볼게. 조금만 참아줘." "아뇨. 이미 마음 정했어요."
그렇게 그는 떠났다. 2020년, 또 한 명. 2021년, 또 한 명.
3년 동안 3명의 젊은 인재가 '답정너'라는 말을 남기고 팀을 떠났다. 팀이 흔들리고 있었다.
2022년 연말 평가 시즌. 나는 고민 끝에 칼을 빼 들었다.
그에게 낮은 고과를 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
협업 능력 문제만이 아니었다. 그 해, 그가 만들어낸 새로운 성과가 없었다. 원래 하던 일을 유지하는 수준.
15년 차 베테랑에게 기대하는 건 그 이상이다. 새로운 도전, 새로운 시도, 새로운 결과.
하지만 그는 "원래 이런 거다", "내가 다 해 봤다"며 현상 유지에 머물렀다.
12월 어느 오후. 평가 면담.
"올해 고과입니다."
나는 서류를 건넸다. 그의 얼굴이 굳었다.
"이게… 뭡니까?" "평가 결과입니다." "팀장님, 저 이 평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제가 올해 프로젝트 리드했고, 컨퍼런스도 지원했고…" "그건 팀 전체의 성과입니다."
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개인 성과와 팀 성과를 구분해야 합니다."
그는 이의제기를 했다. 1차 면담. 결렬. 2차 면담. 상무 배석. 결렬. 3차까지 가면 HR 주관 커미티에서 공개 공방을 해야 한다.
며칠 후. 그에게서 메일이 왔다.
"3차는 포기하겠습니다." "평가 수용하겠습니다."
나는 안도했다. '이제 끝났구나.'
하지만.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였다.
칼을 빼는 건 어렵다. 하지만 더 어려운 건, 그 이후다.
평가는 숫자가 아니다. 관계다.
그리고 한 번 틀어진 관계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