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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사PE Sep 10. 2024

봉탁3. 새로운 도전(2)

탁린이 봉탁의 성장기

 새로운 도전의 시작


목요일 아침, 봉탁는 출근길에 이미 탁구장 생각으로 마음이 두근거렸다. "오늘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수십 번은 마음을 바꿨다. 하지만 결국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건강검진 이후로 다짐한 변화의 첫걸음이 아니던가.


"탁구장에 구경 오세요." 동호회에서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회사 일을 마치고 퇴근길에 버스를 타고 약 30분을 달렸다.


그렇게 도착한 탁구장은 봉탁이 상상했던 것처럼 번쩍거리는 장소는 아니었다. 지하에 위치한 작은 공간. 하지만 그곳은 활기차고 따뜻한 에너지가 가득했다.


탁구대가 8대, 레슨용 2대, 그리고 볼박스 탁구대 1대가 있었다. 볼박스 탁구대는 혼자서도 연습할 수 있도록 로봇이 탁구공을 보내주는 장치였다. 마치 야구 연습장처럼, 자신만의 리듬과 템포에 맞춰 공을 치며 감각을 익힐 수 있게 돼 있었다. '혼자서도 연습할 수 있다니, 나쁘지 않은데?' 봉탁는 속으로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탁구장에 들어서자마자, 봉탁은 약간의 긴장감과 어색함을 느꼈다. '이게 맞는 선택일까?' 아직 의구심이 남아 있었지만, 탁구장 한쪽에서 손을 흔드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기승 회장, 동호회의 리더였다.


"오, 봉탁 씨! 드디어 오셨네요!" 이기승 회장은 환한 미소로 봉탁를 맞이했다. "오랜만입니다! 여기 와주셔서 정말 반가워요."

봉탁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네, 그냥 구경이나 해보려고요."

이기승 회장은 봉탁을 다른 회원들에게 소개시켰다. "여기는 우리 탁구 동호회의 중심 멤버들이에요. 다들 열심히 운동하고 있죠. 봉탁씨도 곧 익숙해질 거예요."

회원들은 하나같이 친근하게 다가와 인사를 나눴다. "처음 오셨다고요? 부담 갖지 말고 천천히 즐기세요!" "저희와 함께 탁구 치시면 금방 실력 늘 거예요." 다들 따뜻하고 친절했다. 봉탁은 갑자기 낯선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 사라지고, 점점 마음이 편해졌다.


탁구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용 운동화나 실내화를 신어야 했다. 봉탁 잠시 주저했지만, 이내 실내화를 갈아 신고 볼박스 탁구대로 다가갔다. 몇몇 회원이 볼박스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저걸 혼자서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 라켓을 손에 들고 탁구대 앞에 섰다.


처음 몇 번은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탁, 탁" 하는 소리 대신 허공을 가르는 소리만 났다. '이럴 수가, 이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88올림픽으로 한창 유행할때  잠깐 친구와 해본 게 전부였던 탁구. 그동안의 세월이 고스란히 실력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뭐 대수랴. 중요한 건 도전하고 있다는 것.


"괜찮아요, 봉탁 씨. 처음엔 다 그래요!" 옆에서 누군가가 응원해줬다. 그 말에 봉탁는 다시 힘을 내서 공을 쳤다. 공이 라켓에 맞고, 탁구대에 튕겨 나갔다. 비록 공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작은 성취감이 느껴졌다.


반갑게 맞아준 회원들과의 대화 속에서 봉탁은 탁구에 대한 흥미가 점점 더 커져갔다. '이렇게 친절한 사람들과 함께라면 나도 금방 적응할 수 있겠지?' 그는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그래, 앞으로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여기에 와서 운동하자.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변화의 시작이니까.'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소식을 전했다. "여보, 나 오늘 탁구 동호회 등록했어. 매주 두 번씩 운동할 거야." 아내는 깜짝 놀라며 웃었다. "정말? 잘했어! 드디어 당신도 운동을 시작했네."


봉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부터는 건강도 챙기면서 살아야지. 탁구장, 생각보다 재밌더라."


그렇게 봉탁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매주 두 번씩, 탁구장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점점 더 가벼워졌고, 몸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탁구장에서의 경험은 봉탁에게 운동 이상의 의미를 주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삶의 활력과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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