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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사PE Oct 17. 2024

봉탁 11. 기술은 체득하는 것이다

기술은 이해보다 체득

봉탁은 매번 탁구장에 나올 때마다 형을 보며 감탄했다. 형은 늘 탁구장 문이 열리기 전부터 미리 나와서 라켓을 준비하고 몸을 풀며 땀 흘리기를 시작했다. 그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봉탁은 때때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었다.

"운동을 해서 뭐할라꼬? 건강을 위해서 적당히 땀 흘리고 즐기면 되지, 굳이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가 있을까?"



봉탁에게 탁구는 그저 취미였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나와서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별로 아쉽지 않았고, 승패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없었고, 누군가가 봉탁에게 "좀 더 연습해보면 좋겠다"라고 말할 때도 그는 그저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준형처럼 매일같이 탁구를 치며 자신을 단련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열정이 봉탁에게는 가끔 이해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불타오르게 하는 것일까?



그러던 어느 날, 영환이 봉탁에게 깊은 충고를 던졌다. 영환은 항상 봉탁을 잘 챙겨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좋은 선배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탁구는 단순한 체력 운동이 아니야. 물론 체력도 중요하지만, 탁구의 진짜 재미는 기술에서 나와. 체력이 기본이라면, 기술은 그 위에 올라가는 핵심이지. 그리고 기술을 배우고 나면, 반복해서 그걸 체득하는 게 정말 중요해. 그러지 않으면 늘 제자리걸음일 뿐이야."


영환의 말은 봉탁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동안 봉탁은 그저 즐기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영환은 그 이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단순히 운동을 넘어서, 탁구의 기술을 익히고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재미라는 점이었다.

'내가 기술을 습득한다고 해서 뭐 대회에 나갈 것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 열심히 해야 할까?' 봉탁은 처음에는 여전히 의문이 들었다. '지금처럼 적당히 즐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생각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동호회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탁구대에서 경기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단식보다는 복식 경기를 더 자주 하게 되었다. 복식을 하다 보니 파트너의 실력과 호흡이 중요한데, 실력이 좋은 회원들과 경기를 할 때면 봉탁은 더 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주눅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실력이 더 좋았더라면, 고수들과도 편하게 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실력이 늘면, 하수들과도 편하게 경기할 수 있고, 누구와 경기를 하든 부담이 없을 테니까."


이제 봉탁의 생각은 분명해졌다. 기술을 연마하고, 꾸준히 연습하는 것만이 앞으로 탁구를 더 재미있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적당히 즐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봉탁은 탁구의 깊은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라켓을 잡을 때마다 새로운 기술을 시도해보고, 유튜브에서 다양한 탁구 동영상을 찾아보며 연구하기 시작했다.


탁구장을 향할 때마다 봉탁의 마음은 점점 더 열정으로 불타올랐다. 이제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봉탁에게 탁구는 목표가 생겼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어느새 준형이 하던 매일의 연습 루틴을 떠올리며 자신도 점점 더 자극을 받게 되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실력을 키울 수 있을까? 더 높은 경지에 오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봉탁의 머릿속은 이제 탁구 기술과 연습 계획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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