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에서 냥줍하다 번외-밤톨 1편

분량 채우려고 올리는 글

by 미사리 건더기

1. 분량 늘리려고 써보는 번외 편

이 시리즈는 깔끔하게 8편에서 마무리를 지으려 했으나, 브런치북 특성상 10편을 채워야 연재 종료가

가능해진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나서 부랴 부랴 써보는 글입니다. (........)


뭐 좋든 싫든 연재 종료를 위해서 2편을 뭘로 채울까 하다가 저희 집 강아지 밤톨이와 고양이 헤라 얘기를 각각 써보면 어떨까 해서 번외 편 2편을 준비해 봤습니다.


밤톨이는 2019년 9월생 포메라니안으로 2020년 1월 1일(!)에 입양해 온 아이입니다. 원래 포메라니안이 성격도 까칠하고 짖음도 심하고 애교도 없고, 유전병도 많다고 해서 절대 포메는 입양계획이 없었습니다.

입양 직후의 밤톨이


저는 몸도 튼튼하고 생긴 것도 귀염상인 화이트 테리어를 입양하려 했으나, 여기저기 알아봐도 화이트 테리어를 입양하기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럼 일단 직접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품종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고 와이프와 같이 12월 29일부터

서울, 경기 전역에 있는 애견샵을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방문한 곳은 광진구에 있는 모 펫샵으로

거기서 처음 본 갈색 포메라니안이 있었는데 일반적인 포메라니안과는 달리 유독 꼬리를 잘 흔들고 사람 손을 잘 탔습니다. 보통 펫샵에서는 생후 1~2개월 사이의 강아지를 분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때가 가장 조그맣고 귀엽기 때문입니다. (역시 사람이 제일 잔인합니다.)


그런데 이 강아지는 3개월이 지났는데도 분양이 안된 상태였습니다. 이유는 덩치가 너무 커서라는 다소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고 데려가면 추가로 할인을 해주겠다는 펫샵의 설명을 듣고 오히려 더욱 입양하기가 꺼려졌습니다. 포메라니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있던 저는 미련 없이 다른 곳을 가보자고 와이프를 설득했고

와이프도 와이프 얼굴을 핥고 꼬리를 흔들며 난리 법석을 떨던 강아지를 내려놓고 샵을 나왔습니다. ]


2. 나라 잃은 의병장 포스의 강아지

그때 문득 뒤를 돌아다보니 세상에... 방금 전까지 손을 핥고 애교를 부리며 까불던 그 작은 강아지가 나라 잃은 의병장 표정으로 머리를 유리창에 박고 물끄러미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강아지라도 본인이 선택받지 못했다는 걸 아는 듯했습니다.


뭔가 떨떠름한 기분으로 샵을 나와 대여섯 군데 샵을 더 돌아다니던 차에 마침내 화이트 테리어가 있다는 샵을 수소문해서 이동하던 중 갑자기 와이프가 툭 던지듯이 말했습니다.


" 나 처음에 본 그 강아지가 계속 눈에 밟혀서 안 되겠어 우리 그 강아지 데리러 가자"


저도 뭔가 마음에 걸리던 게 눈 녹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미련 없이 차를 돌려 다시 그 샵으로 향했습니다. 2020년 1월 1일 새해 첫날 다시 찾아간 그 샵엔 여전히 그 덩치 큰 포메가 정자세로 앉아있었고

와이프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이 아이 데려갈게요'라고 말하며 강아지를 손으로 안았습니다.

당연히 강아지는 와이프 얼굴을 핥고 꼬리를 흔들고 난리가 났습니다.

입양 첫날의 밤톨


3. 람보? 밤톨?

아니 자기보다 십 수배는 큰 전혀 다른 종이 자기를 들어 올려서 보고 있는데 겁이 안 날까? 뭐가 그렇게 좋을까?라는 의아함과 함께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렇게 데려온 강아지의 이름은 '람보'로 정했는데

포메지만 람보처럼 튼튼하게 자라라는 의미에서 람보로 지었습니다.


그리고 예방접종을 하러 갔던 동물병원 수의사선생님한테 대차게 욕을 먹었습니다. 말인즉슨,

이 예쁜 아가씨한테 이름이 람보가 뭐냐며, 이름 갖고 장난치는 거 아니랍니다. 와이프한테 구박 2 연타를 맞고 그로기 상태에 빠진 저에게 와이프가 강아지 이름을 정했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시전 합니다.


갈색이고 동글동글 하니까 밤톨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나름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아서 저도 동의했고

그렇게 저희 집으로 첫 번째로 입양온 강아지의 이름은 밤톨로 정해졌습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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