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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방문간호 병원 실습
1일차
by
beautyshin
Jul 3. 2022
ICU1일 차
태어나서 처음으로 중환자실 실습
7월 1일 첫날 방문간호 7기 실습이 시작되었다.
중환자실에
나 혼자 배정받고
첫날이었다.
내가 일하는 병원과 비교할 수는 없는 큰 병원이고 병상수도 세배 정도 많다. 중환자실에 고령환자이고 수술 후 만 하루 이틀 되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다.
마침 환자분 중 혈관이 없어서 중심정맥관 PICC삽입을
하는 과정을 직접 참관도 할 수 있었다.
환자분들께서 체위변경을 스스로 할 수 없기에
두 시간마다
체위변경과 기저귀를 바꿔주며, 욕창 부위 소독하고 움직이지 않도록 EB로 팔다리를 묶어줘야 한다.
1시간마다
혈압 체크하며
하루 5번 기본 당 검사를 한다고 했다.
중환자실에 고령환자이고 수술한 지 만 하루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서 살짝 정신이 혼미해지는 할머니 도계셨다.
나는 순간 현실이 느껴졌다.
나는 아직 부모님께서 정정하신 편이다.
당장 내 눈앞에 다쳐서 수술하시고 누워계신 환자가
내 부모님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나도 혼자다.
당장 내가 아프면 돈 벌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순간 나는 마음이 힘들어졌다.
실습 잘 마치고 종료만 생각했던 미성숙한
나를 바라보는 나 자신에게 창피했다.
대한민국에서 아들 하나 키우기 누가 쉽다 하겠는가?
아픈 부모 뵈러 올 수 없는 자식들 또한 얼마나 애가 탈까?
돈이 없어 간호를 받을 수 없는 환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가족이 없는 환자도 마찬가지였다.
중환자실에서 걸어서 퇴원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첫날 실습였지만
수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수많은 마음들이 내 가슴에 구멍을 뚫어버렸다.
나는 오늘도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산다.
그냥 더 이상은 아프지 않고 싶고
상처받고 싶지 않을 뿐이다.
3개월 동안 최선을 다해 한 분 한 분 소중히 돌보며
나는 굳게 마음을 먹는다.
건강하게 살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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