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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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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yshin Feb 19. 2023

꿈틀거리는 내 삶

망가지지 않게 잡아주는 힘.

별거 아닌 것에 불안해하는 나를 위로하는 한 사람이 있어  나 자신을 망가지지 않게  살았던 시간들이 있었다.

땅굴을 파고 그 굴에서 나오기까지 날 조심히 위로 끓어 올려주는 그가 있어 내가 그동안 잘 살아왔던 게 아니었을까? 돈 한 푼 받지 않고 나의 모든 생떼를 받아주고 들어주던 오직 한 사람에게 내가 줄 수 있던 건 사랑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많이 예민하고 정신줄 놓고 살아가는 나에게 늘 어김없이 삶에 방향을 잡아 주었던 그 사람이 나에게 신경 쓰고 애쓰려는 그 마음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삶이란 원래 외롭고 쓸쓸함과 함께 하는 것임을 난 왜 몰랐을까? 내 곁에서 나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채워주려고 노력했던 한 사람이 있었기에 나는 괜찮아 했나 보다. 외롭고 쓸쓸함은 평생 살아가며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기에 때로는 쓸쓸함과 삶의 헛헛함을 이기지 못할 것만 같아, 내 주량을 뛰어넘게 술을 진탕 마시고, 아주 슬픈 영화를 보다가, 슬픈 음악을 들으며 내 깊은 내면의 연못의 물을 당겨와 힘껏 눈물로 쏟아부어버리고 나면, 난 망가지지 못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참 많이 지나서야 이제는 나 혼자서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음을 장담했지만, 쓸쓸함은 기필코 나를 망가지게 하겠지만, 나는 꾸역꾸역 오늘도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그 누군가의 눈에는 고작 몇 번의 꿈틀거림으로 보이겠지만,  망가지지 않게 나를 잡아 주었던 한 사람을 그리며 꼭 지금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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