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삶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autyshin Jul 31. 2022

커피숍

위로와 치료의 시간들

사별 후 난 혼자 커피숍에 자주 갔다. 그 시간 그 공간만큼은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었고 나만의 공간이기도 하였다.  커피숍에 앉아서 음악 들으며 책을 읽거나  지난 과거 속 나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 짧은 시구절 지어서  나 스스로 나에게 위로와 치료를 하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들이 없었 더라면 아마도 지금에  있기 힘들었지 않았을까? 생각보다 어린 나이였던 서른여섯 난 혼자가 되었다.  그렇게 사별로 인해 생겼던 트라우마는. 지금도 나와 함께 하고 있다. 수많은 마음을 편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혼자 웃다가 글을

쓰다 울다가 혼자서 수많은 감정들이 수시로 변했던 시간들이었고 그 감정 기복이 심했던 나의 마음 덕분에 무사히 바른 삶의 방향을 잡아 삐뚤어진 행동 하지 않고 착한 나로 예쁜 나로 어여쁜 여자로 아직도 순수한 마음으로 사는 내가 된 게 아닐까 생각된다.


사별은 나에게 준비 없었던 이별이었다. 내가 이렇게 살 거라고 상상한 적도 없었다. 순수해서 결혼을 했고

계산적이지 못해서 군인과 결혼도 했다. 집도 없이.

지금 만약 결혼하라면?? 하지 않았을까??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사별한 지 10년이 넘었다.

36세의 나도 나고 46세인 지금의 나도 나다.

외모가 많이 변했다. 그리고 성격도 많이 변해버렸다.

늘 밝고 명량하던 난... 지난 10년 동안 사실 제정신

아니었던 거 같다. 이제야 정신이 든다 해야 할까?


준비하지 않는 이별로 수많은 감정들로 인해 하루하루가 너무 힘이 들었다. 가장 힘이 들었던 건

내가 지금 사별했다는 것과.  내가 계획하지 않았는데

내가 이렇게 사별하고 살아야 한다는 게 억울했다.

삶을 앞으로 억지로 살아가야 한다는 거 너무 고통

스러웠다.  나는 죽은 남편이 밉다가.. 또 미안했다가  한없이 보고 싶어 울다 잠들었다가 매시간마다 바뀌는 감정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그때 늘 다른 곳이 아닌 커피숍에 무작정 들어가 창문 밖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멍 때린 시간들이 지나고 나서 글 도쓰고 책도 많이 읽었다. 내가 혹시나 나쁜 생각을 할까 봐 걱정해준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눴던 시간들...

지금은 서로 각자에 삶에 책임지며 살아가는 친구들

사별 후 나를 위로하고 치료해주었던 시간이었음을

분명 그 아픈 시간을 견뎌주었고 그 아팠던 시간도

지나갔다. 이별의 고통을 이겨냈으니 이제는 누군가에게 더 큰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된 건 아닐까?


넌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사람이다. 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렇다고 아무나 만나

상처받지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방문간호 병원 실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