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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Oct 06. 2023

objet


나는 수술을 받은 이후로 한쪽 팔이 좋지 않아 반대편 팔을 많이 사용한 대가로 어깨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내 손으로 꼭 밥을 지어먹여야겠다는 마음으로 부지런을 떤 것이 한몫을 하였다.


그래서 무거운 물건 드는 것과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을 가급적이면 피하려고 한다.


부실한 어깨로 고통은 받았지만 대신에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해서 일을 많이 한 날에는 뭉친 근육을 풀어 줄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몇 번 앉아보고 비교를 한 끝에 안마의자를 마련하였다.


직구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a/s 관계로 백화점에서 거금을 들여 샀는데 굳이 필요 없는 물건은 사지 않는 남편에게  반은 내가 낼게라며 딜하여 질러버렸다.


덕분에 피곤할 때마다 온 가족이 의자에 누워 피로를 푸는데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을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반대를 하던 남편이 제일 많이 의자에 앉는다.


의자뿐만 로봇 청소기, 내 팔을 대신해서 일하는 바닥 닦기가 전문인 에어로봇, 먼지 나는 이불을 털어주고 매일 나오는 수건을 뽀송하게 말려주는 건조기 등


아이들이 커 갈수록 우리 집에는 전자제품 개수가 점점 늘어났다.


식기세척기, 에어컨, 오븐기, 김치냉장고 등 빌트인과 하나씩 각각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필두로 하여


동문회를 참석하든 어디를 가든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선물로 받은 것과 프로모션

기간에 구매한 물건과 함께 받은 두대의 공기청정기.


노트북, 컴퓨터, 세탁기, 태블릿,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전기밥솥, 정수기, 믹스기, 손으로 끄는 청소기. 오디오, 냉장고, 인덕션, 원래 있던 김치냉장고, TV.


커피알레르기가 있어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사지 않은 커피머신까지 더한다면 작은 전시장을 꾸며도 될 것 같다.


어쨌든 내 아픈 팔을 거들면서 덤으로 집안일을 하는 시간까지 줄여주니 내게는 더없이 고마운 존재들이다.


우리는 고장이 나지는  않았는지  매일 안부를 물으며 조지오웰이 쓴 1984의 빅브라더처럼 한집에서 감시하고 의지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https://youtube.com/watch?v=2-MBfn8XjIU&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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