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낚시를 해본 적은 없지만 신선한 공기에 몸을 내맡기고 밤하늘의 별을 헤며 포물선을 그리 듯 낚싯대를 드리우는 일을 가끔 상상할 때가 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춤을 추다가 원무를 추듯 모여들어 서로에게 파고드는 낮의 신기루 같은 열기가 사라진 강가에서 먹을 미끼를 던져놓고 물고기가 입질을 하기를 기다리는 일.
마치 황혼의 깊은 협곡 안에 어둠이 사라지듯이 내장을 들어내고 누운 강과 관찰자가 된 내가 하나가 된 풍경.
올해에도 세상 저편을 향하여 나는 뚜벅뚜벅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나의 내면은 불신과 불의에 찬 세상이 완벽하기를 바라는 음모와 소망으로 가득하였다.
그런 완벽한 세상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지만 때대로 내 손가락이 닿는 범위 안에,
아니면 내 몸속에, 혹은 어떤 특정 장소에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만약 내가 완벽한 세상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았다면 나는 어쩌면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제와 오늘은 비슷한데 가장 어려운 일은 양심만 번뜩이는 일이다.
거절을 당하며 무엇을 주려던 어리석음과 함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까운 이에게
그 손길을 거두어야만 비로소 채워지는 매직 같은 일상.
완전하게 세상을 이해할 순 없어도 오롯이 사랑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한 때 물이 흘렀던 흔적만 남은 하류에 생기를 불어넣어 수로가 생긴 마른 강바닥에 흐르는 강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