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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지나 Jul 05. 2022

2021년 비오는 어느 날

쏘쏘한 일상


영자씨를 오랫만에 만났다.

비가 추적추적오는 안국역에서 우린 만났고, 

나는 펄럭이는 바지가 젖어 질척거려 심기가 매우 불편했다.

영자띠도 평소엔 입은 꼴을 못본 펄럭이는 슬렉스를 입고 나타났다.

우리는 바지를 펄럭거리면서 비를 맞으며 억척스럽게 걸었다.


그나마 나는 검정 슬렉스 였는데 영자씨는 회색 슬렉스를 입고와서,

그 잠깐 걷는 사이에 빗물에 젖은 부위가 점점 꺼멓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또 무슨 리트머스지를 입고왔냐고 개드립을 날려줬다.

그렇게 우리는 단전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근본없는 개드립을 주고 받으면서 카페로 향했다. 


카페가서 간단하게 근황토크를 2시간 정도 나눈 후, 

안국까지 왔으니 여기저기 둘러보자며 산책을 나갔다.

지나가다가 갬성있어 보이는 한옥집이 있길래 뭐지..? 하며 들렀는데 

관광청에서 관리하는 그런 곳이였다. 


고즈넉하니 비가 추적추적 오늘 그 날의 분위기와 넘나 찰떡이여서 둘이 처마에 잠깐 앉았다가

이내 카메라를 들어 난 셀카를 찍기 시작했다 ㅋㅋㅋ 

셀카삼매경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카메라 줘바라며 내 폰을 가져가곤,
오늘 업무를 해치워버리자는 굳은 의지가 묻어나는 얼굴을 한 영자띠는

미션에 쫒기듯이 언니 서봐 서봐 하면서 자리를 옮길때마다 나를 찍어주었고

약간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찍힐거 그냥 대놓고 즐기자 생각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미안한 감정이 들다가도 우리가 이렇게 막역한 사이라고 생각하니

또 영자씨는 나의 그런 감정들도 섭섭할 수 있겠다. 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정신승리를 하였다.ㅋㅋ


우리 둘만의 케미 

찐우정 찐사랑 너와나ㅋㅋㅋㅋ


그리고 그 날 남겨준 도인풍 코디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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