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타인을 동시에 살리는 배려: 유교의 예(禮)

by 윤진선


현대사회는 급속한 변화와 기술 발전으로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넘어서며 소통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인간적인 가치와 배려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만드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사회에서 유교(儒敎)의 핵심 개념인 예(禮)는 타인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지향하는 '배려의 본질'을 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유교의 예가 현대사회에서 배려의 가치를 실천하는 데 어떤 교훈과 의미를 줄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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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禮)의 본질과 기원


유교에서 예는 형식적인 예절이 아니다. 공자는 예를 인간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조화의 원리로 보았다. 이는 개인의 욕망을 절제하고,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며, 나아가 공동체의 안녕을 도모하는 필수적인 덕목으로 여긴 것이다.


공자는 《논어》(論語)에서 이렇게 말했다.
"예의 사용은 조화를 귀하게 여긴다(禮之用,和爲貴)."


이 말은 예의 궁극적인 목적이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며, 조화를 이루는 데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예는 단순한 규율이 아니라, 인간의 배려심과 공감에서 비롯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예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철학적 기반에서 시작되었다.

《주례》(周禮)와 같은 고대 문헌에는 이러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규율하기 위한 여러 예의 제도가 나온다.
이처럼 예는 나와 타인, 인간과 자연의 균형을 추구하며, 조화로운 삶을 이루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2. '나'와 '타인'을 살리다.


유교에서 예는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공자는 "군자는 예로 자신을 바로잡는다(君子以禮自正)"고 하며 예의 자기 성찰적 성격을 강조했다.

예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간단한 인사, 감사의 표현처럼 타인을 존중하는 행동을 실천하며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얻는다. 이는 개인의 내적 성숙과 도덕적 완성을 이루는 기반이 된다.


유교에서 예는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행위로도 강조된다.

맹자(孟子)는 "대인은 먼저 타인을 배려하고 나중에 자신을 배려한다(先人後己)"며 예의 핵심을 타인의 행복과 이익을 존중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예는 상대방을 돕는 차원을 넘어, 인간관계를 더욱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만든다.



3. 가족과 사회에서의 배려


현대사회에서는 가족 간의 유대가 약화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유교의 예는 가족 내 배려와 존중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부모와 자식 간의 존경과 사랑, 형제간의 우애는 모두 예를 기반으로 한다.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고 그들의 감정을 존중할 때, 가족 내 관계는 더욱 단단해진다. 우리는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서로를 배려하는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현대사회는 경쟁이 치열하며,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예의 정신은 직장과 사회에서도 필요하다. 직장에서 정중한 언어 사용, 협업 과정에서의 양보와 타협, 동료 간의 상호 존중은 예의 현대적 적용 사례이다. 예를 실천하는 태도는 조직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단순히 업무 효율을 넘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한다.


또 글로벌화가 심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유교의 예는 타 문화와의 충돌을 피하고 상호 존중을 실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는 예의 중요한 교훈 중 하나로 다양성을 수용하며,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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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예는 과거의 전통적 가치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에도 유효한 배려의 철학이다. 예는 개인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타인을 존중하는 실천을 통해 조화로운 사회를 만든다. 공자의 말처럼, 예는 인간관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조화를 이루는 도구로 작용한다.

나와 타인을 잇는 다리인 예는, 앞으로도 우리가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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