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는 조금 특별한 나의 '불안'에 대하여
내가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불안을 가지고 있단 걸 알아차린 것은
대학교 1학년 때쯤이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너무 불안해져서
친구에게 너도 그런지 물어본 적이 있다.
나는 극도로 불안할 때면
지금 내가 마치 다른 시공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너도 그렇지 않냐고-
아니,
난 전혀 그런 적 없어
사실 이 말은 내게 꽤 큰 충격이었다.
난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의 불안은 조금 특별한 모습이라는 걸,
그때 즈음 깨달은 것이다.
가끔 불안감으로 힘이 들 때마다
내 불안의 원인은 무엇인지 찾으려 애써 왔다.
오래 걸렸지만
올해 들어 나는 내 불안의 원인을
조금은 찾아낸 것 같다.
혼자라는 생각
그것 때문이다.
외동으로 자라면서
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항상 나를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는 생각이
내 기저에 깔려 있었던 것 같다.
한 번 실수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마음에
종종 중요한 일을 앞두고 엄청난 압박감에 사로잡히곤 했다.
최근에 본 어떤 숏폼에서
대학을 막 졸업한 어떤 사회초년생이
처음 들어간 직장에 적응을 못하자
그의 부모님이
'너 하나 천천히 간다고 우리 집이 어떻게 되진 않아'라고 하며
그만둘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 걸보고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사실
멈췄다 일어서면 모든 것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매듭 풀린 운동화로
그저 뛰기만 하며 달려온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저 영상 속 아들처럼,
누군가 버팀목이 되어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어쩌면 그런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데
내가 그런 감정을 투영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베트남에서 한국에서
조금씩 결이 맞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그만큼 나의 불안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혼자라는 생각을 덜기 위해 의존할 사람들을 찾기보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든든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이제부터는 그런 마음가짐을 갖도록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