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쓰하노이 Jul 05. 2023

베트남 사람들 눈에 비친 한국사람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사람 하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미쓰하노이양, 축하해요.
선진국(Developed Country)에서 오셨네요!



네?





대학원 경제학 필수수업 때

세계 GDP 지도가 스크린에 띄워졌고

베트남과 다른 색상의 GDP 컬러가 칠해진 South Korea를 가리키며

교수님은 유일한 외국인인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2020 세계 GDP지도, 한국은 베트남보다 진한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감개무량하다.


헬조선에서 탈출하려고 여기로 왔는데

여기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불려지고 있구나.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다 아니다를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에 오기 전에는 

이처럼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하면

'박항서 감독님' 아니면 '월남전쟁 파병국가',

또는 '똑똑하다'라든가 '한강의 기적을 이룬 잘 사는 나라'라는 이미지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서 살면 살 수록 생각보다 한국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내가 생각하는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 눈에 비친 한국, 한국사람 이미지는 어떤 것인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생각보다 베트남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의 뉴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페이스북과 틱톡을 활발히 이용하는 베트남 사람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한국에 대한 리얼타임 정보를 접한다.


작년에 서울에 큰 홍수가 내렸을 때, 

그리고 이태원 압사사고가 있었을 때

회사와 대학원의 베트남 직원들과 친구들은

내가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도

모두 한국에 있는 나의 가족을 먼저 걱정해 주었다.


대학원 친구들은 가끔씩 내가 깜짝 놀랄만한 질문들을 던져 

나를 종종 당혹시키는데,





반기문 유엔 총장이
우리 동네에 잠시 살았어요





뭐 대략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모를 수 있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택시를 타거나 회사에서, 대학원에서,

현지인들과 얘기하며 종합해 본,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주요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1. 박항서 감독님

2. BTS/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POP

3. 높은 자살률

4. 너무나도 비싼 서울의 집값(그리고 그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상대적으로 부유한 경제력)

5. 미(美)에 대한 큰 관심(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 성형, 화장품) 

6. 성격이 급하고 늘 화나 있는 것 같음

7. 하리원(우리나라의 샘해밍턴 같은, 베트남에서 유명한 한-베 혼혈 연예인)



특히 '높은 자살률'이라는 키워드는

심지어 택시기사님들을 통해서까지 

여러 번 들을 정도로 자주 들었는데

외국인의 입을 통해 들으니

그때마다 마치 치부를 들킨 듯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뉴스와 K-드라마를 통해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사실 한국에서는 거의 매일 뉴스에서 접하다 보니

무덤덤해져 있었는데

외국인의 눈에는 그게 한국 하면 가장 크게 떠오를 정도로

기이해 보이는 것 같았다.


하긴, 2019년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자살률 추정치에 따르면 

전 세계 183개국 중 대한민국이 자살률 12위, 베트남이 114위 인 것을 보면

우리가 이에 무뎌져 있는 것이지

외국인, 특히나 베트남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그런 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뭔가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만 갖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이미지를 떠올린다니,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다.


한 번은 같이 일하는 베트남 MZ 직원 한 명이 내게

한국사람들은 왜 자살을 많이 하며, 

또 왜 결혼은 잘 안 하는지, 아기는 왜 낳지 않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런 질문을 받으니

나 또한 다시 한번 더 이유를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스스로 내린 결론은,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며,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남과의 비교를 통한 현실 불만족'이 크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과 한국사람들을 바라보니

한국 사람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원하든 원치 않든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눈치 보며 살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참 의아하고 이상한 모습인 것이다.


우리도 가끔은 스스로를 위해 

베트남 사람들의 '컴싸오(문제없어)' 문화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베트남 사람들을 긍정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준 '컴싸오' 문화가 궁금하시다면

 

 

결론은, 




컴싸오, 행복합시다 
한국사람들







 





 

매거진의 이전글 베트남 직원들과 일하면서 여전히 힘든 점 세 가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