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고 사업하고, 내게 준 첫 선물

엄마로, 대표로, 그리고 나 자신으로 사는 어느 날의 기록

by 연대표

5년 전 첫아기를 안고 퇴원하던 날, 나는 겁이 났다.

생각보다 장난이 아닌 상황들… 나도 처음인데 세상이 처음인 아이에게 양보해야 하는 모든 상황들…

분명 큰 축복이자 행복이라는 걸 알면서도, 많이 버거웠다.


“이제 나는 누굴까?”


아이의 삶은 시작되고 나의 삶은 멈춰버린 것 같았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생명인데 그 사랑 때문에 나는 매일 내 기분, 내 몸, 내 커리어를 잊어야 했다.


시간이 갈수록 내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답게 살고 있나?”


거울 앞에 서서 화장을 다시 해본 건 출산 후 3개월이 지났을 때다. 아이 용품을 당근 하려고 하는데 너무 지저분한 몰골이 부끄러워서 했다. 출근할 때 매일하던 화장품이 낯선 순간 나는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지 두려웠다.


엄마로 사는 건 대단하고 멋진 일이지만 몸이 힘든 것보다 내 커리어, 성장이 멈춘 느낌은 참기 어려웠다.


사업을 시작하다


낮에는 아이를 돌보고 밤에는 견적서와 영업 메일을 돌렸다. 물론 하루하루가 평온하지 않았다. 그때로 돌아가면 난 못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했다.


멘탈이 탈탈 털린 어느 날, 자의 반 타의 반, 매장 직원이 추천한 명품백을 사버렸다. 직장 생활도 8년 넘게 했고, 이직의 공백도 없었지만 명품 가방은 ‘나와 상관없는 세계’라고 생각했다. 너무 비싸다… 그걸 살바에는 다음에 너무 많은 생각들이 든다.


그런 내가, 그날은 그냥 샀다.


솔직히 말하면, 그 가방이 예뻐서 산 건 아니다. 사실 예쁜지 모를 정도로 명품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냥 그 브랜드가 주는 상징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서 구매했다. 그리고 매장에 깔끔함과 대우받는 느낌도 좋았다.


나에게 주는 색다른 선물이었다.


애가 깰까봐 새벽에 키보드도 조심조심 눌렀던 그때. 계약서 쓰려면 회사 도장이 필요한데 그것도 처음이라 낑낑대던 나에게 “잘하고 있어”라고 응원해주고 싶었다.


https://youtube.com/shorts/Doq_b-5geto?feature=share


지금은 취향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도 많이 자랐고, 나의 인생도 조금씩 안정되어 가고 있다. 이제야 나는 취향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내가 나를 들여다보는 여유가 생길 때 취향이 생기는 것 같다.


그때 샀던 가방을 다시 보면 지금의 내 스타일은 아니다. 로고도 너무 대놓고 있고ㅜㅠ …


하지만 그 가방에는, 첫아기를 키우면서 만감이 교차했던 내가 들어 있고 아무도 내가 무엇을 하는지 몰랐을 때 홀로 키보드 두드렸던 내가 있다.


앞으로도 대표로, 엄마로, 그리고 나로서의 삶을 예쁘게, 오래도록 살아가고 싶다.

keyword
이전 18화대표 엄마,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