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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리절트 이승민 Mar 22. 2020

#3.[꾸중을 꾸중답게]
반드시 기억해야할 꾸중원칙

꾸중은 being 이 아니라 doing 에 해야한다! (빙두잉 원칙)

| 칭찬은 좀 못해도 상관없는데, 꾸중은 반드시 '잘' 해야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만큼 원래부터 좋은 것이다. 좀 못해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물론 칭찬의 역효과나 칭찬을 칭찬답게 더 잘 하는 방법 같은 것도 있긴 하다.)  칭찬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좋은 점을 언급하는 거라 기술이 부족해도 큰 데미지가 생길 일은 없다. 하지만 꾸중은 완전히 다르다.  꾸중 한번 잘못했다가는 소중한 인연 자체를 영원히 날려 버릴 수도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대부분 그런 악몽이 하나 쯤은 있지 않을까.  이 글이 말안듣는 자녀/ 학생/ 직원/ 후배들에게 어떻게 꾸중을 해야할지 몰라서 지금 이순간도 골머리를 썩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꾸중을 꾸중답게 하려면 꼭 기억해야할 원칙이다.


| being-doing* 구분원칙 

(* 한글로 표현해보자면 being 을 인격으로, doing을 행동 정도로 바꿔볼 수 있겠다.)


꾸중을 잘하고 싶다면 지난글에 언급한 5:1의 법칙과 함께 지금부터 설명할 이 법칙을 반드시 기억하라.  편의상 지금부터는 빙두잉(being - doing) 구분원칙이라고 부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꾸중의 대상이 being 인지, doing 인지를 계속 구분하며 꾸중하라는 것이다. being에 대해 꾸중하는 것과 doing에 대해 꾸중하는 것은 그야말로 천양지차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다음 두 사례를 한번 비교해 보자. 동일한 사안에 대해 두 사람이 각각 다른 꾸중을 하고 있다.   




사례 1)

"애가 진짜 싸가지가 없네, 너는 무슨 말을 그따위로 하냐?"

"너 진짜 머리가 안좋은 거 아니냐? 도대체 몇번을 더 가르쳐 줘야되냐? 이걸 또 틀려? "

"하...(한숨), 진짜 너 이것밖에 안되는 놈이냐? 나랑 장난하고 있는거냐? "



사례 2)

"OO야, 방금 그 말은 진짜 버릇없는 말이다. 그러다가는 진짜 너 싸가지 없다는 소리까지 들을수도 있어."

"이거 여러번 가르쳐줬던 문제인데, 계속 틀리는 거 보니 가르쳐줄 때 집중을 제대로 안한 것 같구나. 집중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녀석이,  계속 그렇게 집중 못하면 진짜 혼날 줄 알아"

"하...(한숨), 이걸 이렇게 한 이유가 따로 있어? 이렇게 하면 (~~~)하는 문제가 많아. 그러니 다시 고쳐와." 



사례1은 being에 , 사례2는 doing에 꾸중을 한다.   사례1은 사실 꾸중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그냥 화를 발산하고 있는 중이다. 참 많은 이들이 저렇게 꾸중을 한다. 저렇게 혼내봤자 상대방의 변화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화를 내버린다. 너무 화가 나니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사례2가 제대로 된 꾸중이다. 저렇게 꾸중하려면 생각을 꽤나 해야한다. 일단 나의 화를 눌러야 하고, 고민을 해야한다.  앞으로 이와 비슷한 일이 다시 생기지 않게 만들려면 어떻게 꾸중을 하는게 좋을지를 구상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보여주면서 겁을 주어봤자, 순간적인 개선 이상은 기대할 수 없다는 기초상식은 알고 있어야 한다.  짜증나서 화를 내는 것은 전형적인 FOR ME 전달법에 해당하므로 상대방이 전혀 고마워하지 않을 것도 알아야 한다.  그런 꾸중은 듣는 이에게 그야말로 짜증만 돋구는 잔소리일 뿐이다. 



doing에 하는 꾸중은 또 하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사례2를 자세히 보면, 잘못에 대한 꾸중 속에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담겨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녀석인데 왜 이걸 제대로 안하고 있냐"는 말은 두 가지 뜻을 품고있다. 

1. 너라는 사람(being)은 이걸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다. 

2. 그런데 이건 (doing) 정말 니 수준에 못미치는 엉터리이다. 



즉, [제대로 된 꾸중]이란,  

1) being에 대한 신뢰만큼은 지켜주는 상태에서  

2) 잘못된 doing 에 대해서만 지적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꾸중이어야만 상대방에게 잘못을 시정하고자하는 자발적 동기를 만들 수 있다. 제대로된 꾸중을 하면 듣기 싫은 소리를 전하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나의 믿음과 사랑을 무의식에 각인시킬 수 있다. 그래서 잘했을 때 해주는 칭찬보다, 실수했을 때 제대로 한 꾸중이 인간관계에서는 훨씬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자녀를 꾸중할 때는 반드시 이  빙두잉 구별원칙을 기억하라.  보통 아이가 잘못했을 때는 감정컨트롤이 잘 안된다.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내가 품은 기대와 아이의 현주소 사이의 갭이 엄청난 실망감을 안기는 것이다. 그때 많은 부모들이 필터링을 잊고 사례1처럼 화를 발산해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 화가 얼마나 엄청난 비용인가!!   나에게는 순간적인 화이지만,  아이에게는 평생 지우지 못할 깊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숱하게 겪게 될 실패와 좌절들을 이겨내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강한 뿌리가 필요한데, 필터링 안된 부모의 화는 그 뿌리에다가 데미지를 날려 버린다. 거듭되는 실패를 겪더라도 나의 doing이 잘못되었을 뿐, 내 자신의 being만큼은 여전히 강하고 굳건한 존재라는 자기믿음은 얼마나 중요한가! 거기에다 어퍼컷을 날리는 행동이인 것이다.  아이의 칠전팔기 오뚝이 정신을 원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제발 이상한 꾸중은 멈춰야 한다. 반드시 빙두잉 구별원칙을 신경써서 꾸중해야한다!   





꾸중을 하기 전에 잠시만 심호흡을 하며 이렇게 고민해보라. 화를 내고 순간적으로 내 기분을 확실히 풀지,  아니면  잠시 참았다가 상대를 변화시키고 둘의 관계를 지켜낼 지 고민하라. 물론 인간이니 너무 화가나면 못참을 수도 있다. 다만 그로 인한 손실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엄청나게 크다는 것만은 알고 화를 내라. 화에도 비용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화를 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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