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 삼도천(글/그림 by 고래)
자의든 타의든 인생에서 실패라는 것을 경험하고 삶의 가장자리에 몰려있는 사람에겐 발을 지지하고 있는 현실이 삶과 죽음의 경계 공간일 것이야.
그 한계의 공간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도 발생할 수 있겠지.
두 선택 모두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한 일로 보이는데
죽을 용기는 처음엔 큰 용기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겁한 회피일 뿐이고
죽을 각오는 처음엔 쉬워 보이지만 이를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은 굉장히 고귀하고 숭고한 행위라고 생각해.
죽을 용기를 지닌 사람은 처음엔 굉장히 두렵고 무섭겠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죽어야 하는 이유와 상황을 찾아갈 것이야.
그 다음엔 죽는 방법과 시간, 장소를 생각할 것이고 이 생각들에 잠식당해서 결국엔 죽기 위해 사는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
반면에 죽을 각오는 살기 위한 용기 일 것이야. 남겨진 사람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다짐이고 인간이 태어나서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목적인 생존에 대한 본질적인 목표 수행이겠지.
죽을 각오는 처음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거야. 죽을 각오로 사는 사람은 분명히 그 실패와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오게 될 것이고
고통이 사라진 인생에서 죽을 각오를 계속 유지한 다는 것은 죽을 용기를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임은 분명하니까.
결국 죽을 각오를 유지하는 사람은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욕망과 쾌락을 절제하고 과거를 끊어내었으며 미래에 대한 과한 희망을 그리지도 않고
입 속의 악마를 잘 봉인하여 고통의 늪에서 탈출한 사람이 될 것 같아.
그 미로에서 잘 빠져나온 후에도 죽을 각오를 유지하며 하루하루 현재를 사는 사람은 결국
큰 실패를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겠지.
죽을 용기는 처음엔 어렵지만 결국엔 너무 쉬운 무책임한 행동이고
죽을 각오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숭고한 자기 단련이야.
죽을 용기를 지닌 사람보다 죽을 각오를 유지하는 사람이 훨씬 고귀한 선택이고 가치 있는 인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비록 죽을 각오로 인생을 대하고도 성공하지 못했다 해도 그 각오로 인생을 살았다는 것은 존경받을 인생인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