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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이로운 Jun 28. 2019

남자들은 풍만한 엉덩이를 좋아한데!!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쯤의 일이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뒤적거리던 중에 코요테의 '기쁨 모드'라는 곡이 빌보드에서 한창 1위를 하고 있는 곡과 매우 유사하다는 글을 읽게 되었다. 네티즌들은 코요테의 노래가 2006년도에 발표된 곡이기 때문에 외국가수가 코요테의 노래를 표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가 보기에도 두 노래의 후렴구 부분이 너무나도 비슷해서 진짜로 빌보드 1위 곡이 코요테 노래를 카피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만약 빌보드 1위를 차지한 가수가 누구나 다 아는 팝스타였다면 '표절이 아니라 뭔가 다른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당시 빌보드 1위를 했던 가수는 메간 트레이너라는 이름을 가진,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신예 가수였기 때문에 '외국 무명가수가 코요테의 노래를 표절했나 보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C87-0jiJso

표절 논란에 휘말린 메간 트레이너 vs 코요테 노래 비교


당시 네티즌들 역시 표절을 거의 확신하고 코요테의 노래를 쓴 작곡가 주영훈에게 메간 트레이너에게 소송이라도 제기해야 되는 거 아니 나며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주영훈도 사람들 말을 듣고 노래를 들어보니 자신이 쓴 곡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해 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하고 소송을 하려고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소송까지 가진 않았는데 메간 트레이너가 코요테의 노래를 표절한 게 아니라 미국 록 밴드 '피시'의 노래  <Contact>의 일부분을 샘플링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메간 트레이너가 표절을 한 게 아니란 게 밝혀졌으니 되려 코요테의 <기쁨 모드>가 피시의 노래를 따라한 게 아닐까? 하지만 이 부분은 정확히 밝혀진 게 없으니 단정 지어 말하긴 그렇고, 어쨌든 두 가수의 표절 논란은 메간 트레이너의 한국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나도 그때의 표절 논란을 통해 그녀를 알게 되었고 또 <All About That Bass>라는 곡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멜로디도 훌륭했지만 여자의 "살"과 "사이즈"에 대한 노래 가사가 마음에 깊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PFmdav2TL8

메간 트레이너 <All about that bass>


이 노래의 가사말을 직접 쓴 메간 트레이너는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결코 마르다고는 할 수 없는 체격을 가졌다. 스키니 한 몸매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기준에서 보면 뚱뚱한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본인이 어느 정도 살집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 노래 서두부터 'It's pretty clear I ain't no size two' 즉, '난 솔직히 2 사이즈를 입는 여자는 아니야' 라며 노래한다(미국은 숫자로 사이즈를 나타내기 때문에 2 사이즈는 우리나라 XS 사이즈와 같다)


"살"에 대한 열등감이라도 있는 건지 왜 대뜸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메간 트레이너는 자신이 어느 정도 살집이 있는 여자라는 걸 고백하면서 살이 찐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며, 오히려 그런 모습이 완벽하다고 노래한다.

특히 그녀의 엄마 역시 '남자는 밤에 만질 게 있는 풍만한 엉덩이를 좋아한데'라고 말했다며 자신의 통통한 엉덩이를 자랑하기도 한다. 난 이 말에 크게 공감하는데 실제로 주위의 여자친구들을 보면 큰 엉덩이를 콤플렉스로 여기는 반면, 남자들은 큰 엉덩이를 가진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것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나는 자신이 마르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있다고 노래하는 메간 트레이너를 보며 다이어트에 집착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굉장히 멋져 보였다. 실제로 메간 트레이너의 지금 모습을 보면 데뷔 때보다 오히려 살이 더 찐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앨범을 낼 때마다 살을 쫙 빼서 나오는 다른 여가수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메간 트레이너 


여자에게 있어 다이어트는 숙명과도 같다. 아주 말랐거나,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식단관리 혹은 운동을 통해 1년 365일 체중을 조절한다. 마름 = 착한 몸매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다이어트에 대한 여성들의 의지가 더욱 굳세다.


날씬한 몸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다들 왜 그렇게 '살 빼기'에 올인하는 걸까? 자기만족? 혹은 많은 남자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 정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다른 사람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해 밥을 굶어가며 살을 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요인에는 외모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존감이다. 


외모가 뛰어나지만 부정적인 말만하는 A와 외모는 다소 못생겼어도 긍정적인 말만 내뱉는 B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A의 외모에 혹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함께 있으면 즐겁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B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혹시 외모를 통해 이성 혹은 많은 사람들의 환심을 사고 싶은가? 그렇다면 외적인 모습보다는 자신의 자신감을 먼저 키우기를 바란다. 메간 트레이너가 '나는 마르진 않았지만 풍만한 엉덩이를 가졌어'라고 노래한 것처럼 '나는 살 빼지 않아도 충분히 예뻐' / '나는 지금 내 모습이 가장 아름다워'라고 수없이 되뇌어보자! 긍정적인 말과 사고방식은 내 기분을 훨씬 좋아지게 만들 뿐더러 많은 사람의 호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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