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본성의 진실.

by MissP

김상욱 교수님 : 외치가 어떻게 죽었나를 보면 이제 어깨에 화살촉에 맞아서 살해당한 거겠죠. 몸을 이제 면밀히 분석을 해보니, 서로 다른 4명 이상의 혈흔과 칼자국이 있고 하니, 이제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알 수 있고, 분명히 이 사람은 아마도 제 명에 못 살았던 것 같다고 유추할 수 있겠죠. 그리고 두개골이 부서지거나 파열된 이런 예들이 되게 많이 발견이 되기 때문에 옛날에는 아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폭력으로 죽은 게 아닐까?

여기에서 이제 중요한 질문이 나오죠.
인간은 원래 본성이 폭력적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가 있거든요. 이게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해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어떤 식으로 인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지도 인간의 본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요.

장강명 소설가 : 이 얘기를 다룬 책 중에 아마 제일 유명한 것은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 바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전쟁이나 범죄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세기에 폭력적으로 죽은 사람의 비율을 측정해 보면 폭력 자체가 줄어든다는 것이 스티븐 핑커를 비롯한 역사 진보를 믿는 낙관론자의 주장이고요. 저는 그 책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_ 알쓸범잡 시즌2 1회


뒷 이야기는 정말 정말 재미있으니 혹시나 보지 않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보시기를 바란다.


짧은 식견에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본디 성악설을 믿는 입장으로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악하게 태어난다고 생각하고 교육과 많은 것들을 통해 예의를 배우고, 선을 알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물론 범죄나 흉측한 일들은 논외로 한다.)


악하다는 것에서는 본성이라는 것, 본능이라는 것을 표출하는 것에 대해 부도덕하게 생각한다는 면이 일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다듬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인간은 선하다는 입장에서는 본능과 본성을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


사실 누가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니다. 시선의 차이다. 알쓸범잡을 다시 보면서 저 질문이 마음에 꽂힌 것이 다른 문제는 아닐 것이다. 내 생각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이 폭력적이었나? 그건 알 수 없지만, 개인적인 짧은 식견으로서 유추해 보자면, 처음 인간은 수렵을 시작했고, 농경사회가 되기 전까지 아마도 더 많이, 인간이 유추하는 것보다 훨씬 배가 고팠을 것이다.


사냥이나 수렵, 채집등에서 다른 부족과의 경쟁이 존재했고, 그 경쟁을 이기지 못하면 굶어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야생적이고, 폭력적이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군집 사회를 이루고 점점 더 커져 국가의 형태를 이루게 되면, 모두 다 같이 살아야 하기 때문에 같은 맥락으로 묶어둘 순 없지만 이기심이나 수탈 같은 범죄는 사회의 안전을 위해 엄히 다스려야 했을 것이다.


그럴 수 있었던 사람들은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했던 사람들은 도태되었다. 결국 이기적인 유전자의 선택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또 유전자 만능론자들이 등장하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현대의 사람들을 보다 보면, 간혹 구역질이 날 때도 있다. 누구나 인정을 바라지만, 남에게는 인색하다. 마치 자신의 생각이 진리인양 말하기도 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한 면 만을 바라보고 돌팔매질을 아무렇지 않게 하기도 한다.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 있다. 아무 이유 없이 타인에게 시비를 걸기도 한다.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그냥 살다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환경마다, 사람마다, 남녀마다, 나이마다, 경험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단순히 여겼다. 그러나 같은 경험을 하고, 겪은 바가 있어도 소화해 내는 능력은 다른 것 같았다.


어느 때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순 있지만, 이렇게 좋은 시대에 좋은 배움의 기회가 널려있건만, 그럼에도 결국 인간은 배우지 못했다. 훨씬 나은 조건과 사회, 배움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말이다.


다만, 악은 진화했다. 폭력의 형태는 직접적인 것에서 간사하게도 보다 간접적으로, 그리고 비하하며 자신을 우월하게 느끼며 여러 방면으로 등급을 나누는 것으로 바뀌었다. 타인의 육체와 함께 정신까지 파괴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사람은 섹스, 폭력, 마약 같은 유희와 자극적인 것들에 중독되어 과거 그 어느 세대 못지않게 상스럽다. 인간은 수천 세대가 지나는 동안 배우지 못했다는 점에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악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한 인플루언서는 일하는 여자들에게 왜 멍청하게 일을 하냐며 노동의 중요성을 비난하며, 발가벗은 몸과 선정적인 콘텐츠로 수억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 이중적인 모습이 바로 사회의 모습이다.


나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는 것은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다. 물론 내 개인적인 판단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상스럽게 살고 있다면 당신이 무엇을 가졌든 간에, 과거 글도 모르는 아낙네보다도 무식하고 뒷마을 백치보다도 우매하다. 자신의 삶을 우아하게 살아내는 것, 그것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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