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먹고 싶다
나는 고구마를 좋아한다. 한창 다이어트 한답시고 유난을 떨던 시절에는 삶은 고구마를 자주 먹었는데 질릴법하게 먹어도 맛있는 고구마는 여전히 맛있었고 더 먹고 싶은걸 애써 참고 덜 먹어야만 했다. 그래서인지 겨울에 길거리를 있는 군고구마들을 볼때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난 밤고구마를 좋아하는데 군고구마는 보통 호박고구마로 만들어서 정작 사먹은 경우는 기억에 없다. 올해는 그런 해였다. 좋고 따뜻하고 포근하고 그런 마음이 마음에 들라치다가도 삐끗하면 넘어질까 종종걸음으로 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잘해보자 시작한 일을 두고서도, 의욕적으로 내가 한번 해보겠다 말을 던지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잘할 수 있을까, 혹여 다른 사람의 의욕을 꺾은 것은 아닐까, 오지랖이었나 별 생각이 다 든다.
25년도는 그렇게 흘러갔다. 내 앞길이 걱정스럽고 뭘 해야할지 모르겠는 마음에 침울해지고 눈 앞에 깜깜했다가 잠깐 마음 부여잡고 하루하루 해야 할 일을 만들었다. 애썼다고 해도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 이게 뒤뚱뒤뚱이라도 앞으로 가는 것인지 좌우로 진동만 하는 것인지 감이 안와 불안했다. 좋은 마음으로 제안을 해도 듣는 사람들은 시큰둥하고 귀찮게 여기는 게 느껴지면 그걸 서운해하는 것도 사치인 것 같아 애써 그럴 수 있지라는 말만 되내였다. 그런 일의 반복에서 날이 시원해질때쯤엔 뭐가 보이겠지, 날이 추워질때쯤 뭐가 보이겠지하던게 연말이 되고 한해가 가버렸다.
한밤에 집밖으로 불꽃놀이가 보였다. 어디에서 올라온 폭죽인지 모르겠다. 바라보고 있자니 정말 해가 가나보다 싶다가도 이렇게 방구석에서 불꽃놀이를 보니 이것도 호사다 싶다. 수십번째 새해다. 매번 새로운 나이에 맞는 새해라 느낌은 매번 다른거 같기도 하면서 비슷한거 같기도 하고. 이제 크게 호들갑 떨고 싶진 않다. 그렇게 새해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