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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한 어여쁜 말

편지와 진심

by 하늘

손편지를 참 좋아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받고 싶은 선물 1번이다.


나를 생각하며 예쁜 말들을 꾹꾹 눌러 담는 그 모든 시간들이 고민이거나 부끄러움의 연속일지라도,

연습장을 찢어버리고 노트북에 이말 저말 적어보는 낭비의 시간일지라도,


서툴지만 노력하는 그 모습들이 전부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편지는 그때 당시 나의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기도 한다. 생각지 못했던 나를 향한 마음들이 보일 때면 반성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마음들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진심.

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다.


가끔은 꺼내지려는 진심을 애써 외면한 채

인사말로 가득 채우고는 상투적인 말들로 끝나는 편지도 있지만,


그럼에도 어떤 말이든 나를 향해 있다는 것이 고맙다. 받는 이는 나다. 받는 이를 한 번이라도 떠올린다면 그것만으로도 좋다.


어느 날 문득, 편지함을 열어보고 싶었다. 이제껏 내가 만나온 이들이 나에게 해주었던 어여쁜 말들을 꺼내어 보았다.


그러나 이제 놓아주어야 하는 편지들이 있다. 그중에는 스쳐 지나간 사람도 있고 앞으로 만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연락이 두절된 이들도, 이젠 어색한 사이가 된 이들도 있다.


관계는 변하는데 편지는 과거의 증거처럼 남아있다. 그러고 보면, 과거에 그렇게 사랑받았던 내가 참 부럽기도 하다. 지금은 그들과 더 단단해졌거나 아니기도 하니까.


앞으로 또 새로운 인물들에게 소중한 편지를 받을 날들이 오겠지, 비워내고 다시 채워보자. 좋은 것만 남겨두도록 하자.


우리 자신을 믿고 앞으로도 파이팅하자,

넌 분명 잘 해낼 거야.(친구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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