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패설 21

-21. 정正에 관하여

by 우인

정正에 관하여


지난 주 회사 갤러리의 전시회를 보고

나가려고 하는데 방명록에 적어달라고 요청을 받고

뭘 적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한 10초쯤 생각하였나?-

쓱쓱 적은 구절이,


"정正은 정靜하고

기奇는 기起하다" 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럴 듯 하다.

약간의 언어유희였는데,

우리 회사의 갤러리는 정확하게는 잘 모르나

아마 무료로 대관할 게다.

그래서 주로 아마추어들이 전시를 한다.

문화센터에서 배운듯한 솜씨,

미대 나왔으나 전업작가는 아닌 분,

은퇴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난 거의 모든 전시회를 보았다.

전시된 작품의 대부분은 꽃 그림,

예전의 나라면 잘 그렸다고 할 법한 그런 그림들,

그러나 자기의 개성을 갖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전시를 보면서 느낀다.

그러면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식상함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칭송받을 만 하다.


정통正通을 지키면서 새로움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눈으로 확인한다.


"正은 靜하다" 라는 뜻은 '고리타분 함은 진전이 없이 머무르고,'

"奇는 起하다" 라는 뜻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일어서 나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지난 주 전시하신 분께 드리는 최대의 칭찬인 셈이다.

늘 본듯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도를 한 흔적이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참, 많은 사람이 그림을 그리더군

그리고 새롭게 그리기는 참 어렵더라,

보는 것도 고역인 시간, 서로가 난감하다.


정통正通은 고리타분함이 아니다.

정선精選된 에센스다.

대부분이 정통을 잘못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정통과 고전은 유행보다 더 훨씬 오래가더라.


수많은 프로그램을 하고나서 이제야 느끼는 결론이다.

정통만이 살아 남는다


절대 기奇가 정正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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