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가다.

나와의 타협의 길을 가다.

by writer pen name



사람은 루틴대로 살면서 행동이 교정된다고 생각을 하고 꾸준히 계획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사람은 행동으로 인해서 행동이 바뀌면 뇌도 바뀌겠지.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반절도 맞지 않는 이야기다.

생각을 바꾸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걸 잊었다.

나를 바꾸기 위해서 내 감정은 무시하고 패턴을 바꾸면 나도 변화될 거라는 헛된 내 실험은 실패로 끝이 났다.

행동은 하고 있지만, 때론 멍하고, 피곤하고, 몸이 너무 아팠다.

무시하고 내 갈길을 쭉 가다보니 몸이 먼저 말을 안 듣더니

내 마음이 그 다음엔 감정이 참던 화를 내기 시작했다.

왜 나를 돌아보지 않는냐고.



문득문득 일어나는 화와 냉소적인 표현이 이젠 습관이 되어버려서 고칠 수 없게 되었다.

그냥 나는 시니컬한 사람이라는 명사로 불리워졌다.

어떤 사람은 나를 시니컬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친절하다고 생각해 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난 그 사람들과 일이 아니면 얽히고 싶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부대끼기 싫어하는 나는 생각보다 사회적인 사람일지도 모른다.

대신 표현 방법이 서투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내 할일 , 책임감, 사명감이 먼저였다.

아이들 감정속에 들어가는 일도 잘라버리고

전지에 붙은 꼬마전구가 불이 들어올 세라 큰 가위를 들고 선을 무수히 자르고 다녔다.

그러고 싶었던 것은 도망치고 싶은 내 현재와 상황.


사실은 내 감정으로부터의 도망이 목적이었다.

내 감정을 적다보면 우울해지고, 속상해지고, 화가 난다.

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효용성이 1도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으니까.


감정의 바닥이 이제는 끝을 내보이고,

몸으로 나오는 병들이 너무 나를 옥죄고 있을때

이 감정을 어딘가에 이야기하고 조절해 줄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몇일 전 난 스스로 정신과 병원에 찾아갔다.

아이의 정신과 선생과 결별한 이후로

그렇게 경멸해마지 않던 전문가 집단을 다시 내 발로 찾아간 것이다.


간단한 스트레스 검사와 우울증 검사 후 의사를 만나 1시간 대화를 했다.

그가 묻는 말에 대답을 하다보니 내가 무엇을 위해서 살았던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없는 미래를 위해서 누군가에게 보호막과 보험을 들어주고 싶었는데,

그게 사실은 나를 위한 것도 아니고, 내 감정을 위한 것도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타적인 내 생각들이 나에게는 최고의 이기적 선택이 되었고

그 선택을 내가 하고는 괴로워 하고 있었다.

링 위에서 혼자 올라서 나에게 주먹질을 하는 사람처럼.


그날 집에 도착해서 처방받은 약을 먹지 않고 잠을 청했지만

어깨에 뭔가 붙어 있던 자석 500그램정도는 없어진 거 같다.

집에 와서도 병원 다녀온 이야기를 남편에게 간단히 하곤 별 말을 하진 않았다.

남편도 끄덕이면서 이야기를 들어줄 뿐.


나의 아저씨에 이선균 같은 우리 남편의 마음이 편해지고

나도 편해지는 시간이 오길.

언젠가 내 감정에 조금 더 솔직해지고 몸이 편해지는 시간이 오길,

그리고 머리로만이 아닌 가슴으로 나를 이해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픈 마음으로는 치료도 , 미래도, 나도 없다.

오늘 하나 깨닫고 있는 사실 하나가 생겼으므로

또 한발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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