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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DY Jul 08. 2022

예상치 못한 감옥행

국립공원 개 출입 금지


아이들 겨울방학이라 하루 일정으로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코비를 데리고 가족 모두 차를 타고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긴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강아지 출입이 안 될 경우 가족 중 한 명이 차에서 기다리는 것으로 계획하고 갔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해서 출입하는 안내소에서 강아지는 출입이 안 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안될 거라 생각했지만 한 사람이 차 안에 데리고 있다가 내리지 않겠다고 해도 안된다고 했다. 

개에 대해서 매우 관대한 곳이 호주이다. 살면서 계속 느끼지만 아이들과 강아지들이 살기에 이런 천국이 없다고 나는 생각하면서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강아지 출입이 금지된 곳 또한 많고 개 관련 벌금의 종류도 다양하다.


안내소에서 그냥 돌아가던지, 아니면 자기들이 개를 관리해주는 곳을 알려주면서 거기에 개를 맡기고 오면 출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보관 장소가 출입구 근처가 아니라,  100킬로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이른 새벽부터 멀이 떠나온 생각을 하면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웠다.


고민 끝에 차를 돌려 안내해준 강아지 보호해주는 곳으로 갔다. 생각보다 거리가 너무 멀었다. 도착한 곳은 내가 생각한 동물 보관소와는 완전히 달랐다. 주차장에 덩그러니 철제로 된 그물로 세 개의 케이지가 연결되어있었다. 게다가 케이지에는 다른 개들이 하나도 없었다. 주차를 하니 안내하는 사람이 나와서 설명을 해주는데 영 맘이 편하지 않았다. 한 번도 혼자 맡겨둔 적도 없는 데다. 이렇게 먼 곳에 그것도 집안에서만 키우던 강아지를 밖에 우리 안에 두고 간다는 것은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안내하는 사람은 개를 맡겨놓고 가도 되는데 자기가 개를 관리를 해주진 않는다고 했다. 왜냐하면 돈 주고 맡기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돈 주고 맡기면 더 좋은데 그러면 자기들이 책임을 져야 하니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될 것 같아서 돈을 안 받고 우리 같은 여행객에게 제공해주는 시설인 것 같았다. 

사실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은 우리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 먼길을 왔다가 되돌아가는 상황이 되니 마련해 둔 게 아닐까 한다.


 키도 없었다. 안내자는 근처 마트에 가서 키를 사서 오라고 했다.  키를 사 와서 우리 문을 잠그고 가라는 것이다. 이것 역시 자기들은 키를 관리하지 않으니 주인이 키를 잃어버리든 우리 안에서 개가 난리가 나든 책임을 안 지겠다는 이야기다. 


 가족 모두 맘이 너무 안 좋게 코비를 우리 안에 넣고 열쇠로 잠그고 차에 타는데 코비가 한참을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는 길은 너무 마음이 무겁고 안 좋았다.


 별의별 상상을 다해봤다. 얼마 전 온라인상에서 본 강아지 호텔 사건들부터 시작해서 누가 개를 훔쳐가려고 열쇠를 부시고 코비를 빼가진 않을까. 큰 개 용사 이즈 인지 우리가 상당히 컸는데, 그 틈새로 삐집고 나오지는 않을까? 여러 가지 걱정들이 계속 생겼다. 


 다시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새로운 곳에 와서 신선하고 좋았지만 다들 코비 걱정으로 표정들이 좋지 않았다. 걸어서 사막을 보고 다양한 무늬의 돌조각들을 보면서 사진도 찍어보지만 표정들이 밝지 않고 빨리 구경하고 코비한테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걷다가 나중에는 차로 국립공원 안을 구경하고 2시간 정도 보내고 다시 코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갈 때 15분 거리였던 도로는 마치 30분 넘게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제일 먼저 걱정했던 부분이 도착하면 우리에 코비가 없을 꺼라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코비가 잘 있었다.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차에서 내려서 코비 구하러 갔다.     

목마르면 마시라고 넣어준 물통이 옆 질러져서 깔아준 매트가 젖어있고 발도 젖어있긴 했지만 다행히 잘 있었던 것 같아 보였다.      


가족들이 코비가 없던 2시간 동안 웃지 못하다가 코비를 다시 만다고 드디어 웃음을 찾았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겪지 못하는 경험들을 접하면서 하나둘씩 배워가고 있다. 

덜컥 코비가 없는 세상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아파온다.


내 어릴 적 강아지를 안 키웠던 적이 없었는데... 마지막에 키운 강아지가 아파 죽고 난 후로 아빠는 이제 더 이상 강아지 못 키우겠다고 하신 말씀이 그때는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이제는 이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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