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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DY Mar 18. 2022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기

렌즈 어디 갔어?

아침 등교시간은 바쁘다. 사실 아이들은 느긋한데 나 혼자 조급증으로 바쁘다.

게다가 등교시간에 강아지 코비까지 데리고 나가니 더 혼잡하고 바쁜 것 같다.

도시락 챙기고 애들은 삶은 계란 흰자, 코비는 삶은 계란 노른자를 먹이고 선크림 바르고 출발한다.


앞자리에 코비와 에밀리가 타고, 뒷자리에 조카율이랑 태우가 탔다.

에밀리, 율을 먼저 초등학교에 내려주고 태우 학교를 가면 된다.

에밀리, 율이가 초등학교에서 내리면 코비도 산책하고 싶어 해서 잠시라도 내려서 잔디밭에 시야를 몇 번 시키고 태운다.  율이가 일찍 가야 하는 날이면 출발 때는 바쁘지만 학교에서 코비가 산책을 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 차로 7분 정도 떨어진 곳에 태우 학교에 내려 주면 아침에 무사히 애들을 등교시 겼기 때문에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집에 와서 손을 씻으려고 하는데 늘 그렇지만 손 씻을 때 에밀리가 어제 쓴 렌즈 통을 씻는다. 그런데 웬걸 렌즈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에밀리가 눈이 나빠지기 시작하면서  안경이 무거워지고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많아지면서 드림렌즈를 착용하기 시작한 것이 벌써 8개월째다. 그런데  렌즈를 착용한 첫날부터 알아서 잘했기에 따로 신경을 안 써줘도 되었다. 내가 5학년 때라면 저렇게 못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기서 잠깐 드림렌즈는  잠자는 동안 특수렌즈를 착용해서 각막 중심부를 놀러 형태학적 변화를 통해 시력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다음날 일어나면 렌즈를 빼면 안경, 렌즈 없이 정상시력으로 볼 수 있는 신세계 귀한 물건이다. 


아무리 찾아도 안보였다. 빈 통만 덩그러니 4개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이 말은 렌즈를 착용하고 학교를 갔다는 말이다. 안 되겠다 싶어서 부랴부랴 학교로 갔다. 학교 오피스에 들려 출입증을 발급받아 교실로 갔는데 웬걸 스포츠 시간이라 아이들 모두 교실에 없었다. 그래서 다시 운동장으로 갔다. 너무도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계신 게 아닌가. 사실 선생님들이 마스크를 다 착용하고 계신 터라 선생님을 찾기가 힘들었다. 올해 인도 선생님인 건 알고 있었지만 코시국으로 인해 직접 대면해보질 못해서 인사를 못해서 대충 짐작만 하고 있었다. 추측하고 선생님을 찾아갔더니 웬걸 어린아이들 반 선생님이셨다. 보고 계시던 다른 선생님이 에밀리 선생님을 찾아주셨다.  수업을 방해하는 기분이 들어서 매우 미안하지만 그래도 렌즈를 빨리 빼야 한다는 맘으로 에밀리를 찾았다. 나를 보자 황당해하는 에밀리였다. 선생님과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상황을 설명했는데 에밀리 눈을 보니 눈에 렌즈가 없었다. 

도대체 렌즈가 어디로 간 거야?

에밀리가 나도 모르겠다고 엄마가 집에 가서 찾아보란다.


그 와중에 나는 렌즈가 어디로 갔는지가 걱정이고 에밀리 선생님은 표정 이상한 에밀리한테 기분 괜찮냐고 물어보시고 앞이 잘 보이냐고 물어보셨다. 순간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에밀리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기분 나쁠 수밖에 없을 거였다. 자기는 렌즈를 빼고 갔는데  학교까지 엄마가 찾아왔으니 그것도 수업시간에 말이다.

어쨌든 눈은 안 아플 거니 다행이다라고 선생님한테 인사하고 나왔다.


아무리 찾아도 없던 렌즈를 찾으러 집으로 다시 갔다.

세상에 렌즈가 렌즈가 캡에 떡하니 두 개가 끼워져 있는 게 아닌가!!

보통 렌즈가 렌즈통 안에 보존액과 함께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렌즈 켑에 렌즈를 넣고 액체와 뚜껑을 결합해 두지 않았으니 그 투명한 렌즈는 내 눈에 안 보였던 거다.


맙소사.

뚜껑에 렌즈가 각각 얌전히 앉아있었다. ㅜㅜ


진짜 한 번만 좀 더 자세히 봤으면 아침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뿐더러 학교 오피스, 선생님, 에밀리한테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 것인데...

지금쯤 에밀리는 렌즈가 없어졌을까 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괜스레 에밀리한테 너무 미안하다. 

아침부터 정신없는 아줌마 된 느낌이 들어서 반성중이다. 



렌즈 색이 액체에 들어가니 이렇게 선명한지 몰랐다. ㅜㅜ




렌즈통에 세정액을 가득 넣고 렌즈를 넣고 뚜껑 꽉 잠그고 있어야 할 장소에 내려놓았다.

모든 일은 급할수록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오늘 한번 깊게 느끼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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