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 털 자르기
01. 털 자르기 전과 후
애견샵 방문
코비는 털이 하루하루 많이 자라고 있다. 놀랍게도 금방 덥수룩해진다. 애견샵은 대기가 길어서 미리미리 부킹을 해두지 않으면 이쁜 털로 자르기가 쉽지가 않다. 한번 애견샵에서 자르고 그 후론 조금씩 집에서 자르고 있다. 먹는 게 진정 다 털로 가는 것 같다. 털이 많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털이 엉키기 시작했다. 꼭 잘라야 하는 적색 신호가 온 것이다.
한 살이 되기 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누군가가 부킹을 캔슬한 애견샵에 가서 옴 몸을 전문가의 손에 맡기게 되었다. 코비도 무진장 떨렸겠지만 우리 또한 혼자 애견샵에 보내 놓고 무진장 떨렸다. 잘하고 있을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후가 정말 변신되어서 나왔다. 우리가 알고 있던 코비의 모습이 아니었다.
변한 모습도 어색했지만 혼자 두 시간 넘게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잡혀서 온몸의 털을 잘렸다 생각하니 맘이 짠했다. 너무 싫어하는 발톱 자르기까지 다 하고 왔으니 이미 그 충격은 말이 아닐 것이다. 미용 후 충격을 받았는지 며칠간 코비의 기분상태는 매우 우울해 보였다. 심하게 다운되어있는 코비를 보니 미용을 직접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기분상태는 괜찮아지기 시작했지만 샤워시킬 때는 심하게 거부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안 그랬었는데 말이다.
아마 오랜 시간 지친 상태에서 샤워하면서 말을 안 들어서 혼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 후론 내가 조금씩 코비의 털을 잘라줬다. 사실 우리 가족들은 덥수룩한 코비의 모습을 더 좋아하지만 길어지면서 털엉킴을 잘 관리를 못하는 관계로 엉키기 전에 조금씩 잘라 주어야 했다.
02 털 자르고 한 마리는 여전히 누워있음
편안한 집에서 누워서 털 자르기
어느덧 코비가 좀 더 자라 한살이 지나고 말도 잘 듣게 되었다. 그래서 코비가 제일 피곤하고 잘 자는 시간 오후쯤 가위로 옴 몸을 돌아가면서 잘랐다. 웬걸 가위로 자르는데도 반항도 하지 않고 몸을 나에게 맡기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털이 많아서 불편했던 모양이다.
털을 자르다가 코비가 일어나서 털기 시작하니 사방이 코비 털로 가득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코비를 뒷마당에 보내 놓고 문을 닫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털을 버리려고 봉지에 담으려다가 지난번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게 기억이 나서 나도 코비 한 마리를 더 만들어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물끄러미 쳐다보는 코비의 모습이 어찌 기분이 좀 이상하다.
더 이상 그 내용은 적지 않겠다.
03. 웃는 코비
샤워는 싫지만 다하고 나면 기분 무지 좋음
말끔히 털을 털고 샤워까지 끝냈다. 이때부터는 온 집안을 뛰어다닌다. 어디서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털 자르고 청소하고 샤워까지 시키니 온몸이 아프려고 한다.
애견 미용비가 왜 그리 비싼지 이해가 갔다. 자르는 건 잠깐이지만 뒷정리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웃고 있는 코비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고 털도 깔끔해지니 내 기분도 덩달아 새로워지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