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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DY Mar 23. 2022

반. 려. 견. 미. 용

멍멍이 털 자르기 


01. 털 자르기 전과 후
애견샵 방문

코비는 털이 하루하루 많이 자라고 있다. 놀랍게도 금방 덥수룩해진다.  애견샵은 대기가 길어서 미리미리 부킹을 해두지 않으면 이쁜 털로 자르기가 쉽지가 않다. 한번 애견샵에서 자르고 그 후론 조금씩 집에서 자르고 있다. 먹는 게 진정 다 털로 가는 것 같다. 털이 많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털이 엉키기 시작했다. 꼭 잘라야 하는 적색 신호가 온 것이다.


한 살이 되기 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누군가가 부킹을 캔슬한 애견샵에 가서 옴 몸을 전문가의 손에 맡기게 되었다.  코비도 무진장 떨렸겠지만 우리 또한 혼자 애견샵에 보내 놓고 무진장 떨렸다. 잘하고 있을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후가 정말 변신되어서 나왔다. 우리가 알고 있던 코비의 모습이 아니었다.

털 자르기 전과 후 

변한 모습도 어색했지만 혼자 두 시간 넘게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잡혀서 온몸의 털을 잘렸다 생각하니 맘이 짠했다. 너무 싫어하는 발톱 자르기까지 다 하고 왔으니 이미 그 충격은 말이 아닐 것이다. 미용 후 충격을 받았는지 며칠간 코비의 기분상태는 매우 우울해 보였다. 심하게 다운되어있는 코비를 보니 미용을 직접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기분상태는 괜찮아지기 시작했지만 샤워시킬 때는 심하게 거부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안 그랬었는데 말이다.


아마 오랜 시간 지친 상태에서 샤워하면서 말을 안 들어서 혼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 후론 내가 조금씩 코비의 털을 잘라줬다. 사실 우리 가족들은 덥수룩한 코비의 모습을 더 좋아하지만 길어지면서 털엉킴을 잘 관리를 못하는 관계로 엉키기 전에 조금씩 잘라 주어야 했다.


02 털 자르고 한 마리는 여전히 누워있음
편안한 집에서 누워서 털 자르기


어느덧 코비가 좀 더 자라 한살이 지나고 말도 잘 듣게 되었다. 그래서  코비가 제일 피곤하고 잘 자는 시간 오후쯤 가위로 옴 몸을 돌아가면서 잘랐다. 웬걸 가위로 자르는데도 반항도 하지 않고 몸을 나에게 맡기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털이 많아서 불편했던 모양이다.

이젠 털 잘라주는데 자기까지 한다.

 

털로 코비 한 마리 더 만들어보았다.


털을 자르다가 코비가 일어나서 털기 시작하니 사방이 코비 털로 가득했다. 안 되겠다 싶어서 코비를 뒷마당에 보내 놓고 문을 닫고 청소하기 시작했다.  털을 버리려고 봉지에 담으려다가 지난번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게 기억이 나서 나도 코비 한 마리를 더 만들어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물끄러미 쳐다보는 코비의 모습이 어찌 기분이 좀 이상하다.

더 이상 그 내용은 적지 않겠다.


03. 웃는 코비
샤워는 싫지만 다하고 나면 기분 무지 좋음
샤워 후 웃는 코비 

말끔히 털을 털고 샤워까지 끝냈다. 이때부터는 온 집안을 뛰어다닌다. 어디서 에너지가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털 자르고 청소하고 샤워까지 시키니 온몸이 아프려고 한다.

애견 미용비가 왜 그리 비싼지 이해가 갔다. 자르는 건 잠깐이지만 뒷정리가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웃고 있는 코비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고 털도 깔끔해지니 내 기분도 덩달아 새로워지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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