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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Aug 01. 2017

나비와 나비


골목을 도는 순간 보였다. 이제 한 달쯤 됐을까 싶은 바짝 마른 얼룩 꼬맹이가.


얼룩 꼬맹이는 자신을 희롱하는 나비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두 발로 일어서서 그 작은 발을 옴짝 거리며 아등바등거렸다. 잡고 싶은데 잡지 못하는, 왜 난 날지 못할까라고 생각할 것 같은 그 모습이 귀여웠다. 잠시 후 나비는 떠나가버렸고, 떠나간 나비를 바라보며 얼룩 꼬맹이는 멍 때리기 시작했다. 멍 때리는 꼬질꼬질한 얼굴이 귀여웠다.


하지만 차가 많이 다니는 길 한복판에서 귀여움을 뿜 뿜 뿜어내고 있었기에 "나비야 위험하니까 저리 가서 놀아"라고 손을 휘이휘이 저었다. 얼룩 꼬맹이는 그런 내 손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더니 이내 자동차 뒤쪽 어딘가로 사라졌다.


이 얼룩 꼬맹이, 조만간 또 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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