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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Jun 12. 2019

야밤의 기타 연주


    언젠가 밤에 C에게 전화가 왔었다.


    잠이 안 와-


    깊은 새벽에도 깨어 있는 사람은 나뿐일 거라는 생각으로 내게 전화를 했다고 했다.


    기타 쳐줄까?


    그때 내 기분은 딱히 뭔가 말하고 싶지가 않은 상태. 하지만 C의 전화인데 끊을 수는 없어서 기타를 쳐주기로 했다. 전화기를 앞에 두고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기타 소리를 들으며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이윽고 연주가 끝나고 전화기를 다시 집어 들었을 때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악기는 역시 사람의 목소리인 것 같아-


    기껏 기타를 연주해줬더니 기타를 치며 흥얼거렸던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은 뭐람. 


    흥얼거리는 거 말고 하나 불러 줘-


    그러면서 C는 작게 웃었다. 그래서 아무 노래나 떠오르는 걸 불렀었다.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C도 나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무언가 모르는 노래를 대충 지어서 불렀다는 것은 기억하고 있다. 야밤의 기타 연주와 작은 웃음소리와 지어낸 노래. 그 밤은 그것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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