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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Sep 02. 2020

주인공


주인공이 불교 용어라고 한다.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번뇌 망상에 흔들리지 않는 참된 자아. 득도한 인물. 무아를 누리는 자아. 이것이 바로 주인공이라는 것. 그저 어떤 사건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등장인물이라 생각했던 것과는 꽤나 다른 심심함이었다. 그러나 이 심심함은 너무도 거대한 느낌이다.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번뇌 망상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니. 그 얼마나 거대한가.


덕분에 인생의 의문들 중 하나의 답을 찾게 되었다.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하는데, 어째서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 같지 않을까 하는 의문. 그런 거대함을 한 톨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주인공이 될 수 없던 게다. 흔들면 흔드는 대로 찢으면 찢는 대로 세상의 좌절에 쉽게 꺾이는 이에게 주인공은 애초에 가당치고 않는 것이었던 게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의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주인공들이 어째서 그렇게 허무맹랑하게 기승전성공, 기승전해피엔딩인지도 이젠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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