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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TCH Aug 04. 2021

내 첫 개를 닮은 구름

난 하늘 보는 걸 좋아해. 내가 폰에 시선 고정하고 걷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는 것처럼 누군가는 하늘 보는 걸 좋아하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도 하더라. 그렇다면, 하늘 보기를 좋아하는 수많은 이유 중의 하나를 이야기해 볼까? 아마 수많은 이유를 다 말하지 않고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해될 거라 생각한다.


며칠 전, 퇴근길에 정말 커다랗고 커다란 구름을 봤어. 와 개처럼 생겼더라. 산책 나가자고 할 때 앉아서 들썩들썩 거리는 것처럼 보이더라. 그런데 보면 볼수록 와, 그냥 개 닮은 게 아니고 우리 초롱이더라니까. 그래. 내 첫 개, 초롱이. 현관에서 눈 마주치면서 신발 신으면 산책 가자고 하지 않아도 이미 눈치채서 그라데이션으로 눈 반짝임이 커지고, 서 있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로 궁둥이가 들썩들썩 앞 발이 들썩들썩했지.


아, 우리 강아지들은, 그리고 고양이들은, 그 밖의 수많은 우리의 반려동물 친구들은 각자의 별에 가서도 그렇게나 인간 친구들이 걱정되고 궁금해서 구름이 돼서 내려다보나 봐.


이런 만남이, 기쁨이, 위로가, 그리움이, 반가움이 있는데 어떻게 하늘 보는 걸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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